주님이 주시는 평화 <마태 11, 28-30>

많은 상담자를 만났지만, 어제 내가 만난 상담자의 삶을 들으면서 속이 아려오고 이분에게 주님의 평화를 주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오늘 복음을 상기하였습니다. 온유하고 겸손한 이만이 자기 고통을 극복하고 주님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신병자 어머니를 두고 어려서부터 어머니에게 시달리고 능력 없는 시골 아버지의 형제는 7남매이며 그중 3명은 정신이상자, 한 형제는 자살, 두 오빠가 있지만 넉넉한 경제생활이 아니라 어렵게 살고 자기는 40이 될 때까지 시집도 못 가고 지금은 정신병자인 여동생을 돌보며 한 슈퍼에서 일하면서 겨우겨우 살아가는 처지에서 저를 어렵게 만났습니다.

3시부터 상담하고 5시경 들어가 기도 준비를 하려는데 객실에 아가씨가 앉아 있어 누구를 찾는가 하니 상담하러 왔는데 신부님이 없다고 말하면서 저녁기도나 하고 돌아가려고 합니다.

저는 힘이 들었지만, 상담실에 들어가 앉아 상담하게 되었습니다. 주님은 그 상담자의 짐을 가볍게 해주시려고 저를 만나게 하셨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문자를 보내면서 “원장 신부님 만나 뵐 수 있어 기뻤습니다. .....세상으로 가는 길이 두렵지만 힘차게 걸어가겠습니다.”   

집에 가서 “돌아오는 길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듯합니다.” 저는 감사기도를 드리면서 행복한 날을 보내기를 또 기도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처럼 주님은 우리의 고생하고 무거운 짐을 가볍게 해주시는 분이십니다. 주님을 모시는 제가 그저 스쳐 지나갔다면, 제가 무관심으로 지나갔다면 그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돌아갔을 것입니다.

계속 문자를 보내고, 연락하고 함께 가자고 하였습니다.

저 같은 사람의 마음이 이러한데 주님의 마음은 이보다 더 큰 자비와 사랑을 지니셨으니 “정녕 네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하심을 믿고 따를 수 있습니다.

주님 우리의 짐을 가볍게 하시고 우리의 멍에를 편하게 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