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눌 것이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루카 16, 19-31> 9월 25일

부자와 나자로의 비유를 들으며 “나와는 관계없는 이야기입니다. 나는 가진 것도 없어 창고에 쌓아둘 것이 없으니 가진 사람들은 듣고 회개하라” 하면 자기반성을 못 하는 사람입니다. 존재 자체가 나누어야 할 것이며 어린아이가 누워서 웃는 모습도 무엇인가 주위 사람에게 나누어주는 것입니다. 차가운 손을 들고 떨고 있는 사람에게 자기 손을 내주고 찬 손을 녹여주는 것도 나누는 것입니다.

외로움을 느끼며 슬퍼하는 사람에게 함께 있어 주고 함께 웃어주는 것도 존재 안에서 무엇인가 나누는 행위입니다.

이런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남을 돕고 나누는 사람입니다. 나누려면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얼마 전 몸이 불편한 사람이 아침 미사에 나오지 않았는데 병실 책임자가 휴가를 가서 제의 방 책임자에게 미처 말을 못 하여 미사 때 성체 함이 제대에 없었습니다. 미사 중 ‘봉성체 어떻게 할까?’ 하다가 제 손으로 성체를 모시고 제의 방에 가서 성체 함을 찾아서 모시고 봉성체 해드렸습니다. 지금 내가 처한 곳에서 현실 파악을 잘하면 남을 돕고 나누는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오늘 부자는 마시고 먹고 하면서 문 앞에 먹을 것 없이 앉아있는 사람을 무관심으로 돌보지 않아서 심판받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비유로 알려줍니다. 나누지 않아서 죽음 뒤에 물 한 모금도 못 마시는 것이 아니라, 살아서 나눔을 실천하도록 강하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선행을 죽은 다음 보상을 기대하면서 한다는 것은 자기 욕심입니다. 가난한 사람, 배고픈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어려움에 부닥친 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사랑의 시작이며 완성입니다.

물에 빠져서 건져낸 사람이 숨을 못 쉬고 있을 때 자기 숨을 쉴 수 있도록 자기 숨을 나누며 생명을 구하는 장면을 보면서 손뼉을 치고 환호하게 됩니다.

농부가 눈물 흘리며 씨앗을 뿌리는 것은 자기만 가을에 곡식을 거두어 드리며 노래하며 춤추기 위함이 아니라 서로 나누기 위함입니다. 우리는 나비효과란 말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 마리 나비의 날갯짓이 큰바람이 된다는 말입니다.

각자 마음속의 나눔 정신이 모여서 전쟁으로 쓰러지는 나라를 구합니다. 우리 수도원은 예전에는 의원후원회가 있었지만, 지금은 많은 후원회원이 있어서 큰 힘이 됩니다. 한 달에 만 원 이상이지만, 저는 만원이라도 나누며 후원회 회원이 되기를 상담자에게 청해서 수백 명이 회원이 되어 주셨습니다.

주님의 빛을 받아 빛이 되어 어둠 속에 비추어서 길 잃은 사람이 바른길을 가도록 나눔의 정신으로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