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는 열정과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루카 6, 12-19> 9월 6일

모든 일의 성과는 얼마나 열정과 집중력을 가지고 사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무거운 것을 들다가 허리를 다치는 사람은 열정과 집중력을 다해 들지 않고 엉거주춤하다가 허리를 다치게 됩니다. 기도는 우주의 주인이신 주님과 대화를 나누는 일인데 “되면 되고, 안 되면 안 되고” 대충 복잡한 생각을 하면서 대화를 나누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오늘 주님이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고 밤을 새우며 기도하셨다고 하심은 기도의 중요성과 기도의 분위기를 알려주십니다.

산은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밤은 고요함 속에 열정으로 집중하며 기도할 수 있게 됩니다. 교회가 순교 시대를 거쳐 세상에 나와 100여 년을 지나면서 하느님과 대화의 시간보다 세상의 요구에 더 가깝게 살고 있으니 힘이 분산되어 하느님을 찾기보다 사람의 일을 찾게 되었습니다. 이를 깊이 각성한 사람들이 광야로, 사막으로, 산으로 들어가 하느님만 찾는 기도 생활을 한 것이 교회에 없어서는 안 되는 수도 생활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낮 기도와 밤 기도는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낮 기도는 일하기 위한 기도이며 밤 기도는 주님 안에 잠심하고 주님과 나의 깊은 관계를 이어주는 기도입니다.

세속 일에 분주하게 빠져서 하는 기도가 아니라 주님과 마주 보고 하는 기도입니다.

진실로 기도는 주님과 함께 홀로 만나고 나누는 이야기여야 참 기도입니다. 수도 생활이 단순하고 깨끗해야 할 이유는 바로 참 기도를 바치며 가장 좋은 몫을 차지하기 위함입니다. 마르타와 마리아의 이야기가 복음을 통해 전해지는 것은 주님은 말씀하고 우리는 들으며 열정을 다해 듣고 집중해야 함을 알려 주시는 것입니다. 분심 때문에 기도를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열정이 없고 집중하지 않아서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며 눈은 다른 곳을 향해 있고 생각은 문제 밖의 일을 생각한다면 완전한 사랑이 아닙니다.

주의 기도를 중요한 기도라 하지만 중요하게 열정을 다하고 집중하며 기도합니까?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하고 아버지를 불러 놓고 “왜 나를 불렀느냐?” 하는 소리를 듣지 않고 다음 기도문을 외운다면 참 대화가 아니라, 지나가는 바람 같고 의무적 기도, 습관적 기도, 형식적 기도입니다. 거기에는 열정도 집중도 없는 기도입니다.

기도도 성숙하고 결실 보는 기도라야 참 기도입니다. 어제 저녁기도 전 조금 치매기가 있는 형제가 갑자기 발작하며 고개가 넘어져 급히 휠체어를 가져다주고 병실로 이송했는데 걱정이 되어 “주님 그렇게 데려가지 마시고 준비시켜 데려가세요.”하고 저녁기도 후 병실 수사님에게 전화하니 자고 있다고 해서 “감사합니다.” 기도하고 저도 잠을 편히 잘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