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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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강론  
제 목 :  연중 5주일(가해): 장 엘마르 신부 07-10-14 21:55:5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988   
오늘 복음은 산상 설교에서 나온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행복선언을 하신 다음에 곧 이어서 소금과 빛에 관한 말씀을 해주십니다.

“여러분은 땅의 소금입니다. 그러나 소금이 싱거워지면 무엇으로 그것이 짜게 되겠습니까? 이미 아무데도 소용없으므로 밖에 내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힙니다.”

“여러분은 세상의 빛입니다. 사람들이 등불을 켜서 그것을 됫박 밑에 놓지 않고 등경 위에 놓습니다. 그래야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비칩니다. 이처럼 여러분의 빛이 사람들 앞에 비치어, 그들이 여러분의 좋은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여러분의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시오.”

명백한 말씀입니다. 당신의 제자들이 세상 안에서 소금이나 빛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소금이나 빛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제자는 아직 제자로서 살지 않습니다. 참된 제자이면 어떤 면에서 자기가 살고 있는 환경을 맛이 있는 것으로 만듭니다. 그것은 소금의 역할입니다. 음식의 양은 소금의 양보다 훨씬 큰데도 아주 작은 양의 소금은 그 많은 양의 음식을 맛이 있는 것으로 만듭니다.

예수님의 제자이면 또한 어떤 모양으로 빛의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에게서 빛이 나오지 않으면, 제자의 이름만을 가지고 있고 됫박 밑에 놓여 있는 아무에게 빛을 주지 않는 그런 사람입니다. 빛은 아주 작은 빛이라도 큰 어둠을 몰아낼 힘이 있습니다. 부활 성야 예식에 우리는 그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남의 빛, 또는 예수님의 표현을 빌려 말한다면 “세상의” 빛이 될 수 있을까요? 아무런 힘도 없는 내가 어떻게 세상의 빛이 될 수 있을까요? “나는 세상의 빛이다” 하는 주장은 제 분수를 모르는 사람의 주장이 아닌가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우리가 남 앞에서 “나는 세상의 빛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자세히 보면 제자들이 되어야 할 그 소금, 제자들이 되어야 할 그 빛의 역할은 자신을 세상 앞에서 훌륭한 존재로 드러내는 것이 아닙니다. 하늘의 계신 제자들의 아버지의 선하심을 드러내기 위한 것입니다. “여러분의 빛이 사람들 앞에 비치어, 그들이 여러분의 좋은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여러분의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시오.”

빛의 역할,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하지만 그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지시에 따라 사는 바로 그것입니다. 달리 표현한다면 우리는 달빛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달이 태양의 빛을 받아 그것을 우리에게 보내듯이 우리는 하느님의 빛을 받고(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그 빛을 좋은 일을 통해서(이웃 사랑을 통해서) 세상에 보냅니다.

빛이신 주님, 빛이신 하느님을 믿고 사는 사람들의 좋은 삶을 보고, 세상이 혹시나 그 행실의 빛 안에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를 찬양하는 삶을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희망을 두고 하신 말씀인 것 같습니다.

제자들이 좋은 일들을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힘으로 하고 있으니 이 좋은 일들은 모든 선의 근원이신 그 아버지를 지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어떤 사람들을 그 말씀의 청중으로 택하셨을까요? 어떤 사람들을 보고 소금, 빛이 되라고 하셨을까요? 이상하게도 똑똑한 사람들도 아니고, 능력 있는 사람들도 아닙니다. 힘이 있는 사람들도 아닙니다. 예수님의 생각에 따라 세상을 밝게 할 수 있는 사람들, 세상을 맛이 있는 세상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은

“영으로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온유한 사람들입니다, 의로움에 굶주리고 목마른 사람들입니다. 평화를 이룩하는 사람들입니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런 사람들을 두고 “여러분의 빛이 사람들 앞에 비치어, 그들이 여러분의 좋은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여러분의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시오”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산상 설교에서 가르치신 그 정신에 따라 사는 사람이면 세상의 소금 또는 세상의 빛이 됩니다. 그런 삶 안에서 사람들이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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