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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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강론  
제 목 :  사순4주일(다해) - 탕자의 비유가 주는 교훈: 허 로무알도 신부 07-10-14 21:33:2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4394   
사순 제4주일(다해) 강론(04. 3. 21)
제1독서 : 여호 5,9.10-12
제2독서 : 2고린 5,17-21
복 음 : 루가 15,1-3.11-32

우리가 방금 들은 루가 복음을 두고 흔히 ‘자비의 복음’이라고 합니다. 다른 복음들에 비해 그만큼 하느님의 자비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의 ‘잃었던 아들의 비유’ 혹은 ‘탕자의 비유’는 바로 그 핵심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비유는 들으면 들을수록 너무나 아름답고 감동적입니다. 특히 이 비유는 우리가 잘 아는 렘브란트의 ‘돌아 온 탕자’ 그림을 통해서 우리에게 더더욱 친숙하게 다가옵니다. 이 비유에는 세 명의 등장인물이 나타나는데, 곧 아버지와 두 아들입니다. 제목이 ‘탕자의 비유’라서 탕자가 마치 주인공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버지가 주인공이고 두 아들은 조연에 불과합니다. 예수께서는 이 세 인물들을 통해서 우리에게 어떤 중요한 메시지를 전해주고 계십니다. 특별히 하느님 아버지의 진면모와 우리 인간의 실상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등장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에 대해 함께 묵상해 보고자 합니다.

1. 작은 아들
먼저 오늘 비유의 작은 아들은 자기 유산의 몫을 챙겨가지고 가출합니다. 그는 쾌락을 쫓아 집과 고향을 떠나 미지의 곳으로 갑니다. 거기서 온갖 방탕한 생활을 하며 재산을 모두 탕진합니다. 그는 쓴 체험을 하며 점차 자신의 잘못을 깨달아 뉘우치게 되고, 마침내 용기를 내어 아버지께로 되돌아갑니다. 작은 아들이 가출해서 귀환하기까지의 과정은 우리 인간이 걷는 내적 여정과도 비슷합니다. 여기서 가출은 죄와 냉담으로 인해 하느님에게서 멀어짐을 그리고 귀환은 회개를 통해 하느님께 되돌아감을 상징합니다. 작은 아들이 타지에서 겪었던 쓴 체험은 시련을 통한 정화의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죄로 인해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게 됩니다. 다시 말해 가출한 아들, 곧 탕자가 됩니다. 그 후 숱한 오류와 실수, 실패와 좌절을 겪게 되고, 이를 통해 회개하여 결국 그분께 귀환합니다. 이 일련의 과정은 아마도 우리 모두가 체험한 또 앞으로도 체험하게 될 여정이 아닌가 합니다. 작은 아들의 여정에서 우리는 몇 가지 점들을 언급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그의 가출과 귀환은 전적으로 자유로운 선택이었다는 점입니다. 또 하느님을 거스른 길은 곧 불행과 비참의 길, 쾌락을 추구하는 옛 인간의 길이며, 그분을 향하는 길은 행복과 생명의 길, 새 인간의 길이라는 점입니다. 우리가 어느 길을 택할지는 전적으로 우리의 자유로운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작은 아들을 통해 가출한 우리를 다시 집으로, 아버지께 돌아오라고 초대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작은 아들과 같은 용기와 결단이 필요합니다.

2. 큰 아들
이 비유에는 또 다른 조연이 있는데, 곧 뒷부분에 나오는 큰 아들입니다. 그는 누가 뭐래도 아버지께 순종한 신실한 아들임에 틀림없습니다. 동생과는 달리 그는 여러 해 동안 아버지 곁에 머물면서 충직한 종처럼 묵묵히 일해 왔습니다. 그러던 그에게 어느 날, 동생의 귀환과 더불어 동요가 일어납니다. 그는 불평을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왜 아버지는 가출하여 가사를 탕진한 저 녀석이 돌아오니 이렇게 기뻐하며 성대하게 맞아주는가?” “그럼 이때까지 나는 뭐란 말인가?” “이건 너무 억울하고 불공평한 처사가 아닌가?”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어찌 보면 큰 아들의 불평은 너무나 당연하고 정당한 불평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의 정의는 너무 계산적이었고, 거기에는 사랑이 결여되어 있었습니다. 큰 아들은 아버지께 충실했지만, 그는 사랑이 아닌 의무의 차원에 머물렀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버지와의 참된 인격적인 관계로는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큰 아들은 우리의 또 다른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배타적이고 계산적인 자세, 사랑과 자비가 결여된 모습, 의무적이고 형식적인 신앙생활 등입니다. 우리는 자주 큰 아들의 모습을 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넓게 보는 눈과 여유 있는 마음, 사랑을 토대로 한 인격적인 관계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는 조건이 없으며, 결코 계산될 수 없습니다.

3. 아버지
끝으로 오늘 비유의 주인공인 아버지는 참으로 자비롭고 큰마음을 지니신 분으로 드러납니다. 그는 자기를 버리고 떠났던 아들이 돌아오자 기뻐하며 달려가 맞이합니다. “죽었던 내 아들이 다시 살아왔다. 잃었던 아들을 다시 찾았다.”라며 성대한 잔치를 벌입니다. 이 표현은 그가 작은 아들이 돌아오기를 얼마나 애타게 기다렸는가를 잘 보여줍니다. 우리가 만일 이 아버지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했겠습니까? 물론 가출한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의 심정도 이와 비슷할 것입니다. 그러나 가출한 아들이 돌아왔을 때, 이렇게 지난 잘못에 대해 어떠한 추궁이나 조건 없이 기뻐하며 맞이하는 일은 그리 쉽지는 않다고 봅니다. 여기서 예수께서는 아버지를 통해 하느님의 모습을 잘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그분은 지극히 자비로운 분으로 드러납니다. 그분 자비의 특징들을 보면, 먼저 조건이 없다는 것입니다. 아들의 귀환 자체로 너무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십니다. 우리는 큰 아들처럼 많은 조건을 달지만, 하느님은 조건 없는 용서로 받아들이십니다. 두 번째 특징은 신뢰로 가득하다는 점입니다. 복음의 아버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들을 신뢰했습니다. 아버지는 작은 아들의 가출을 막지도 않았고 또 그의 귀환을 거부하지도 않았습니다. 전적으로 본인의 자유로운 결정과 선택에 따른 것입니다. 이렇듯 하느님은 우리를 신뢰하십니다. 우리를 어린애 취급하지 않으시고 우리의 자유로운 결정과 선택에 모든 것을 맡기십니다. 그분은 우리를 성숙한 인격으로 대하십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비유를 통해 예수께서는 우리에게 하느님의 참된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동시에 우리의 변화와 용기 있는 결단을 촉구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오늘 복음의 집나간 작은 아들 혹은 돌아온 작은 아들일 수 있습니다. 또는 큰 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과연 어느 아들입니까? 우리가 만일 가출한 작은 아들이라면 용기를 내어 아버지께 되돌아갑시다. 그분은 우리를 기쁘게 맞아주실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돌아온 작은 아들이라면, 아버지의 지극하신 사랑과 자비에 감사합시다. 우리가 만일 큰 아들이라면, 옹졸한 마음을 버리고 넓고 열린 마음을 갖읍시다. 그러면 언제나 그분의 평화 속에 머물 것입니다. 우리 역시 복음의 자비로운 아버지처럼 남에게 관대하고 자비로운 사람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자비로운 것같이 우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이것이 오늘 탕자의 비유를 통해서 우리에게 주시는 예수님의 메시지가 아닐까 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 역사에 또 다른 중요한 분기점에 놓여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불신과 분노로 가득 차 있습니다. 국민의 뜻과는 아랑곳없이 자신들의 철밥통을 위해 움직이는 그들의 오만과 독선에 대한 분노일 것입니다. 하늘의 뜻과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많은 집나간 아들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 되돌아오기를 기원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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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셉| 08-01-17 15:10
그 유명한 탕자의 비유에 대하여
신부님의 명쾌한 말씀이  제 가슴에 각성과 사랑으로 아로 새겨집니다
과연 저는 어느 아들인지 곰곰히 생각하게 됩니다
앞으로 베네딕도 수도회 홈페이지에 자주와서 좋으신 말씀 새기고 가겠습니다
그리고 귀한 말씀은 제 블로그에 모셔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