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HOME > 자료실 > 오늘의 강론  

  오늘의 강론  
제 목 :  대림2주일-다해: 박 안셀모 신부 07-10-14 21:22:2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3200   
대림 2주일 강론

미사 전

[주님께서는 3번 우리 가운데 오십니다.

첫 번째 오심은 말구유 위에 나약한 육신으로 우리 가운데 오심이고
두 번째 오심은 마지막 날 재림 때 영광 중에 오심이며,
세 번째 오심은 영과 권능으로 지금 우리 가운데 오심입니다- 베르나르도 성인의 말씀]

대림절은 이러한 주님의 오심을 특별히 기념하고 기다리며 준비하는 은혜로운 시기입니다.

교회는 대림 시기를 통해 지금 그리고 장차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 줍니다.

지난 주에 “깨어 준비하는 삶”에 대한 말씀에 이어, 이번 주에는 세례자 요한을 통해 “회개의 삶”을 살 것을 가르쳐주십니다. 겸손된 모습으로 주님의 길을 닦고, 굽은 길을 바르게 하며, 골짜기를 메우고 산과 언덕들은 낮추라고 말씀하십니다.

지금도 우리를 찾아오시는 주님과의 거룩한 만남인 미사를 정성껏 봉헌하기 위해 먼저 우리 마음 안에 주님의 오심을 방해하는 굽은 것들, 움푹 페인 골짜기와 같은 관계들, 주님을 가리는 산과 언덕이 되어 버린 우리의 이기적인 마음을 열어 보여 드리고 주님의 자비를 청하도록 합시다.


강론

지금 우리는 주님의 오심을 준비하는 대림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우리가 주님의 오심을 어떻게 준비하여야 하는지에 대해 무엇보다도 몸소 자신의 삶을 통해 보여 줍니다.

또한 주님 앞에 겸손된 마음으로 자신을 정화하고 죄의 용서를 받기 위한 회개의 세례를 받는 것이 주님의 오심을 준비하는 길임을 알려 줍니다.

그리고 이것은 이사야서의 말씀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주님의 길을 닦고 굽은 길을 바르게 하여라.
골짜기는 모두 메우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추어라.
굽은 데는 바르게 하고 험한 데는 고르게 하여라.”


요한과 관련된 고독한 광야와 요르단 강의 물은 우리의 중심을 자기 자신에게서 하느님께로 옮아가게 하는 회개의 도구입니다.

그리고 이 회개는 주님과의 만남을 방해하는 굽은 길과 골짜기, 높은 산과 언덕을 바르고 평탄하게 하는 것으로 상징화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안에는 주님의 오심을 방해하는 어떤 골짜기와 굽은 길과 높은 산이 있습니까?

욕심과 상처의 골짜기, 나태함과 안일함의 굽은 길, 하느님 위에 무엇인가를 올려놓고 그분을 보지 못하게 만드는 높은 산과 언덕들은 우리와 하느님과 그리고 이웃들과의 관계를 멀어지게 하고 우리 자신을 거짓된 모습으로 만들고 맙니다.

따라서 요한 세례자가 주님께서 오시기 전에 이러한 골짜기와 높은 산을 평탄하게 하기를 권고하는 것은 지금 우리가 정화를 상징하는 광야와 물을 통해 자신을 새롭게 하고, 흐트러졌던 우리의 중심을 하느님께 두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또한 주님을 제대로 맞이할 수 있도록 주님과 자신의 사이, 그리고 자신과 이웃 사이에 놓인 방해물들을 치우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주님께서 오시는 길을 준비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대림절을 보내는 우리가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준비는 주님과 자신과의 관계를 새롭게 하는 것일 겁니다.

골짜기와 높은 산으로 멀어지고 가리워진 하느님, 나와는 거리가 먼 낯선 먼 곳에 계신 하느님, 나를 간섭하시고 벌하시는 두려움의 하느님이라면 좀 더 그분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자신의 마음을 열어야 할 것입니다.

그분이 멀게 느껴지고, 그분과 대화를 나누는 기도시간이 어렵고 힘들게 느껴진다면 “나의 삶에 정화되어야할 광야와 물이 필요하구나”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익숙하지 않은 방법, 고통이나 침묵으로 다가올 때 우리는 저항합니다.

자신의 주변에 벌어지는 고통과 상처를 보면서 주님께 원망을 드리기 보다는 그분께서 ‘이 고통과 상처를 통해 나에게 무엇을 말씀하시고자 하는가’를 생각할 때 우리는 성장해 나갈 수 있고 그분과도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우리 인간은 부족한 것을 완전하게 채우도록 부름 받은 존재가 아니라 부족한 채로 일상생활에서 거룩한 것을 발견하도록 부름받은 존재입니다.

하느님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시고 함께 하시는 하느님, 우리가 어떤 상태에 있던지 함께하고 싶어 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그분과 더욱 친밀할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을 세례자 요한처럼 낮추어야 할 것입니다.

그분과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한 정화의 시간인 대림절은 이웃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주님께서는 사람들 사이에 생겨나는 깊은 상처의 골짜기들, 서로를 향해 쌓아 올린 불신의 높은 산들, 삐뚤어진 마음으로 이웃을 용서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리의 마음의 높은 언덕들을 평탄하게 하시길 원하십니다.

하지만 살다 보면 우리는 사람 때문에 웃고 사람 때문에 또한 울게 됨을 자주 체험합니다.

특별히 말로나 물질적인 것으로 상처를 주는 사람,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힘든 사람이 주위에 있을 때 정말이지 살아가는 것이 힘들게 느껴집니다.

특히 고부간의 갈등,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 친구 사이의 갈등, 형제들과의 갈등 등 가장 가까운 이들과의 갈등은 우리를 쉽게 절망과 우울의 골짜기로 몰아넣습니다. 높은 마음의 언덕을 만들게 합니다.

무조건 참는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마음 안에 감추어진 화나 표현되지 않은 자아, 무시되고 억압된 자아는 자신의 내면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가 언젠가는 우울증, 공격성, 신경증으로 나타나는 것을 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사람들과의 관계를 평탄하게 할 수 있을까요? 공동체 생활을 하는 저에게도 역시 이 문제는 커다란 걸림돌이기도 합니다.

이 걸림돌을 넘어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식으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한 듯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웃과의 올바른 관계를 맺기 위해 우리가 먼저 마음 속에 지녀야할 자세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점은 우리에게는 억지로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힘이 없다는 점입니다.

우리에게는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힘이 없고, 오직 자기 자신을 변화시킬 힘만이 있습니다.

많은 경우 내 방식대로 사람들을 변화시키려고 할 때 문제가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또한 고통의 주된 원인은 자신의 내면에 존재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이 일이 혹은 이 사람이 없었다면...나에게 문제는 없었을 텐데..”라고 다른 사람과 환경을 탓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거나 마음의 고통만 가중시키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내가 불완전하듯이 다른 사람도 불완전하다는 것을 항상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완전하지 않습니다.

또한 다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을 같은 사람이라고 부르지 않고 다른 사람이라고 부릅니다.

세 번째로 모든 가까운 관계에서 상처와 실망을 주고받는 것을 자연스러운 일로 여겨야 할 것 같습니다.

살다보면 서로 상처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합니다.

이것은 삶의 일부이며 오히려 이것을 통해 성장한다는 것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또한 상처와 화, 분노를 통해 하느님께서 나에게 무엇을 말씀하시고자 하는가 하고 귀 기울이어야 할 것입니다.


네 번째로 거짓된 자신의 이미지를 벗어 버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있는 그대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관계를 깊이 맺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랑받고 인정받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거짓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내면 깊숙이 들어가 보면 외롭고 고독하며 늘 혼자라고 느끼고 자신이 드러날까 봐 두려워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물론 인관 관계는 이러한 생각들로 모두 바르게 될 만큼 단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주어진 시간들 안에서 좀더 내적인 자유를 누리며 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원천적으로 중요한 것은 “사랑하는 마음”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마음”의 본보기는 바로 주님이십니다.

하지만 참으로 힘든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우리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성당 문만 나가면 또 일상에 젖어 드는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것은 우리 안에 변화하고 싶은 욕구와 변화하고 싶지 않은 욕구가 함께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변화는 익숙한 것과 결별을 의미하고 이제까지 해 오던 편안한 방식을 포기하도록 요구합니다.


대림절을 맞아 지금 나와 하느님의 관계를 멀어지게 하는 것은 무엇이며, 하느님 앞에 서 있는 나는 어떤 모습인지? 살펴보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나와 주위의 이웃 형제들과의 관계를 올바르게 형성시키는 법을 배워가는 시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하느님과 이웃들과의 관계를 멀어지게 하는 깊은 골짜기와 높은 산을 고르게 하는 것, 이것이 우리가 닦아야할 주님의 길, 바로 사랑의 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세례자 요한과 같은 주님의 길, 사랑의 길을 닦는 우리의 모습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주님의 구원을 보게 될 것입니다.
추천하신 회원님 : 0 명

♡한마디의 아름다운 댓글이  님과 우리 모두의 마음을 풍요롭게 합니다♡ 조회 : 3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