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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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강론  
제 목 :  연중22주일(나해): 김 대건 안드레아 신부 07-10-14 15:07:2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776   
간혹,, "누워서 기도해도 됩니까?” 하는 질문을 가끔 받습니다. 이 사람이 지금 장난치나? 싶지만 질문하는 사람의 표정을 보면 사뭇 진지합니다. 마치 누워서 기도하면 불경스러워 기도의 효험(?)이 없다고 믿는 것 처럼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그럴 때면 딱하니 할 말도 없고 해서, “기도를 하지 않는 것보다는 누워서라도 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하고 대답합니다.

기도할 때 올바른 ‘자세’로 해야 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도뿐 아니라 모든 신앙생활에서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됩求?

오늘 복음의 바리사이들은 식사를 하기 전에 손을 깨끗이 씻고, 또 시장에서 돌아왔을 때 몸을 씻고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율법의 규정을 중시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율법을 모르실 리가 없었지만,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는 제자들을 나무라는 바리사이들에게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고집하고 있다”고 하시면서 본질적인 것을 외면한 채 형식적인 것, 외적인 것만을 강조하는 그들의 잘못을 꾸짖으셨습니다.

사실 건조하고 모래바람 많은 곳에서 몸이나 손을 깨끗이 하고, 음식을 담는 그릇들을 깨끗하게 하는 것은 그들의 문화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식사 전에 손을 씻고 안 씻는 것은 단지 위생상의 문제이지, 결코 하느님을 섬기는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단지 인간의 관습에서 나온 것이지 그것 자체로 하느님을 섬기는 일이 되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

덧붙여 예수님께서는 음식이 사람을 추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사람의 악한 마음에서 나오는 소행들이 사람을 추하게 만든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을 향한 우리 마음 자세가 사람을 추하게도 하고, 깨끗하게도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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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자꾸 구분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이 둘은 마치 칡덩굴처럼 우리의 삶 속에 뒤엉켜 있기 때문에, 우리의 일상생활 안에서 성스러운 것과 속된 것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일상생활 안에서, 성스러움을 발견해 내고, 하느님의 자취를 느끼는 것이 우리 신앙인들의 삶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거룩함’을 발견하지 못하면, 우리는 점점 속된 것들에 둘러싸여서 거짓과 위선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바리사이들을 꾸짖으신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들은 일상생활이라는 ‘세속적인 것’ 속에서 ‘거룩한 것’을 발견하지 못하였고, 그들의 종교 예식들이 그들의 말과 행동과 일치하지 못하였습니다. 사실 바리사이들만큼 율법을 철저히 지킨 이들도 드물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형식적인 율법의 준수에 치중한 나머지, 율법의 본질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우리들은 경건한 신앙인, 거룩한 신앙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것이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는 신앙의 길임을 믿습니다. 그런데 경건하고 거룩하게 되는 것이 단순히 우리의 겉을 그렇게 만든다고 해서 되는 일은 아닙니다. 우리의 외적인 자세와 태도가 아무리 거룩하고 경건하게 드러날지라도 우리의 내면이 죄와 탐욕으로 가득 차 있다면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오늘 야고보서의 말씀처럼, 그저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사람이 아니라 말씀대로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로서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세속에 물들지 않도록 협력함으로써, 하느님의 참 뜻을 헤아릴 줄 아는 참된 신앙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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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그 어느 해 보다 선선한 여름을 보냈지만, 매년 불볕 더위가 한창인 여름에 신문이나 뉴스에서는 ‘불쾌지수’가 높으니 서로를 자극하지 말라고 안내를 하는 것을 많이 들었을 것입니다. 날씨가 더우면 매사가 짜증스럽고, 능률도 안 나고, 조그만 일에도 손대면 ‘톡’ 하고 터지거나, ‘픽’ 하고 쓰러질 것만 같습니다. 매년 여름이면 겪게 되는 더위이지만, 우리가 이것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서 더위를 이겨내는 사람들의 모습이 다 다를 것입니다.


우리의 삶 역시, 우리의 뜻대로, 우리가 바라는 대로 늘 평탄하게 흘러가는 것은 아닌 듯 싶습니다. 우리는 똑 같은 하루를 살더라도, 어떠한 마음으로 살아가는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우리의 삶이, 마치 연극 배우가 그럴 듯한 모습을 연기하는 것과 같이 된다면 하느님 앞에서 별 무의미가 없는 삶이 될 것입니다.


하느님 안에 무게 중심을 잡고 하루 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가고, 순수한 마음으로 말씀을 실천함으로써, 하느님 아버지 앞에 겸손 되게 나아갈 수 있는 은혜를 청하면서 이 미사를 봉헌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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