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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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강론  
제 목 :  예수부활대축일 낮미사(가해, 2017.04.16) - 허 로무알도 신부 17-04-18 09:54:5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784   

부활대축일 낮미사 강론(17.4.16)

사도 10,34. 38-42 콜로 3,1-4 요한 20,1-9

 

지난 밤, 부활 성야미사에서 우리는 마태복음의 빈 무덤 이야기를 통해 십자가형에 처해져 돌아가신 예수님이 부활하셨음을 확인하고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부활대축일 낮미사 때는 요한복음의 빈 무덤 이야기를 통해 예수 부활을 거듭 기뻐하고 축하하고 있습니다.

 

빈 무덤은 초기부터 예수 부활에 대한 증거로 제시되어 왔습니다. 죽은 자가 당연히 있어야 할 무덤에서 사라졌다는 것은 분명 예사로운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누가 시신을 옮기거나 빼돌리지 않았다면 도저히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당시 제자들도 의아하게 생각했고, 예수님을 처형했던 자들은 이 사실을 숨기려고 심지어 경비병을 매수하여 제자들이 예수님의 시신을 빼돌렸다고 위증까지 하게 합니다.

 

빈 무덤은 예수 부활에 대한 강력한 증거임이 분명합니다. 예수님은 당신 제자들에게 예언하신 대로 사흘 만에 죽음에서 부활하셨습니다. 더 이상 죽은 자의 거처인 무덤에 있지 않으시고 산 자의 공간으로 나오셨습니다. 2천 년 동안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바로 이 사건을 기리고 기뻐하며 서로 축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이 왜 우리 기쁨의 이유입니까? 예수 부활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우리가 이 날을 기뻐하는 것은 먼저 그리스도께 대한 우리 신앙이 헛되지 않았음이 입증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진리가 거짓을, 정의가 불의를 이겼고, 비극이 희극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십자가상에서 굴욕적인 죽음으로 완전히 패배한 듯 보였던 예수님은 결국 승리하셨습니다. 그분의 추종자들인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사실은 더 없이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수 부활은 바로 진리는 불멸한다는,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사실에 대한 확증입니다. 오늘 교회가 우리에게 기뻐하고 즐거워하라고 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태양이 비추지 않을 때조차 태양이 다시 빛나리라는 확신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록 우리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고, 불의한 일들과 몰이해를 겪는다 할지라도 진리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확신이 있다면,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 부활은 이에 대한 확신을 심어 주었습니다.

 

부활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을 이루는 엄청난 사건입니다. 만일 그리스도께서 죽음에서 부활하시지 않았다면 그리스도교란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복음은 부활을 체험한 제자들에 의해서 본격적으로 선포되기 시작했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되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여러분의 믿음은 덧없고 여러분 자신은 아직도 여러분이 지은 죄 안에 있을 것입니다.”(1코린 15,17)

 

부활 신앙은 그리스도인 삶의 토대와도 같습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리라는 희망이 없다면, 우리가 믿고 행하는 모든 것은 헛될 것입니다. 새로운 생명, 참되고 영원한 생명에 대한 갈망과 확신은 우리로 하여금 현재의 온갖 어려움을 다른 차원으로 받아들이게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삶에 힘과 용기를 부여해 줄 것입니다.

 

무덤은 죽은 자의 영역을 상징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무덤으로 상징되는 죽은 자의 영역에서 산 자의 영역으로 나오셨습니다. 우리도 죽은 자의 영역에서 산 자의 영역으로 나와야 합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우리도 무덤에서 나오라고 하십니다. 빈 무덤이 부활에 대한 증거이듯 우리 부활은 우리 각자의 무덤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 부활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 무덤이란 탐욕과 이기심으로 가득한 거짓 자아를 뜻할 수 있습니다. 거짓 자아의 무덤에는 온갖 근심걱정, 불안, 두려움, 슬픔, 분노, 좌절, 허영심, 교만이 휘감고 있어 늘 우리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무덤에 계속 머물러 있을 때, 우리는 살아도 산 것이 아닙니다.

 

이제 각자의 무덤에서 나올 필요가 있습니다. 온갖 인간적 탐욕과 이기심에서, 거짓 자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때 우리 마음과 일상에서 부활하여 새 생명으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때 예수님의 부활이 바로 나의 부활, 우리의 부활이 되고, 우리는 그 부활을 진정 기뻐하고 축하하게 될 것입니다.

 

3년 전 오늘, 우리는 너무도 어처구니없고 가슴 아픈 일을 목격했습니다. TV에서 구조를 기다리며 죽음의 영역으로 빨려 들어가는 무고한 생명들을 보면서 안타까움과 분노로 무력하게 바라만 보았던 일이 눈에 선합니다.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바로 탐욕과 이기심의 가슴 아픈 산물이었습니다. 우리가 탐욕과 이기심의 무덤에 갇혀 있는 한, 권력을 위해, 돈을 위해 언제든 무고한 생명을 희생시킬 수 있다는 뼈아픈 교훈을 안겨주었습니다. 아무튼 이제 인양도 되었고, 조속히 미수습자 수습과 올바른 진상규명, 그리고 관련자에 대한 정당한 처벌이 이루어져, 무고하게 돌아가신 분들과 유가족들에게 늦게나마 위로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다시는 이와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오늘 진리 자체이신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주님의 부활을 축하하고 그 기쁨을 나눕니다. 알렐루야,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도다. 알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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