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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나해)-박 블라시오 아빠스 15-01-02 14:57:4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676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루카 2,16-21) 

 

교회는 오늘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을 지냅니다. 예전에 우리말로 번역할 때 천주의 모친 성 마리아 대축일로 한 동안 사용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 보니까,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로 이렇게 사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말로 어떻게 번역하든, 오늘 우리가 경축하는 이 대축일은 성모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 “천주의 모친으로 부르며, 그 속에 담긴 신비를 경축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예전에 신학을 처음 배울 때는 성모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낳으신 분이시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모친혹은 예수님의 어머니로 부르는 것이 더 맞지 않느냐? “천주의 모친” “하느님의 어머니로 부르는 것은 너무 과한 호칭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진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호칭 하나도 그냥 사용된 것이 아니라, 158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어떤 의미를 담고 사용된 말임을 알게 되면서 그 뜻을 더욱 깊게 새길 수 있었습니다.

성모님께 천주의 성모그러니까 하느님의 거룩한 어머니라는 칭호가 부여된 것은 431년 에페소 공의회에서 였습니다. 당시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란 과연 어떤 분이신가?”에 대한 논쟁에 휩싸여 있었고, 당시 예수님의 신성을 부인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당시 교회의 공식 가르침은 그리스도께서는 완전한 천주성과 완전한 인간성을 지닌다고 가르쳤었는데, 그리스도의 천주성을 부정하는 이들은 성모님을 천주의 모친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모친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통신앙은 그리스도께서는 한 위격 안에 천주성과 인성이 일치를 이루고 계시고, 천주 성삼의 두 번째 위격이신 말씀이 마리아에게서 인간성을 취하셔서 위격적 일치를 이루고 있음을 설명하면서 431년 에페소 공의회에서 성모님에게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호칭을 부여하였고, 451년의 칼체돈 공의회에서도 확인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이 대축일은 성모님에 관한 가장 오래된 축일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로마의 4대 성당 중에 하나인 성모 대성당 혹은 성모 설지전 성당이라 불리는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이 있습니다. 성모님께 봉헌된 성당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오래된 성당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내려오는 이야기로는 3528월에 성모님이 당시 교황 리베리오와 귀족 부부의 꿈에 나타나 다음날 아침에 눈이 내린 곳에 성당을 지어라는 같은 꿈을 꾸었다고 합니다. 정말 그 꿈대로 한 여름에 눈이 내렸고, 눈이 내린 그 언덕에 성당을 지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천주의 모친이라는 에페소 공의회의 결정 이후에 지금 로마에서 볼 수 있는 규모의 대성당을 건축하였습니다.

성당 안에도 여러가지 볼만한 것이 많지만, 오늘의 이 신비를 묵상하기 위해서는 성당 밖의 정문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성당의 왼쪽 입구에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2000년 대희년에 새로운 3천년기를 바라보며 마련한 성년에만 열리는 문이 있는데, 그 문에는 에페소 공의회에서 선포하였던 천주의 모친이라는 칭호와 1962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사용한 교회의 어머니라는 칭호가 함께 나란히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문의 중간에는 성모님과 예수님이 나란이 조각되어 있고, 그 조각 아래에는 에페소 공의회의 모습과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회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교회는 오늘 우리가 경축하는 이 신비를 1500년이 넘게 믿어왔고 고백해 왔음을 그 문은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500년이 지난 천주의 모친이라는 칭호 뿐만 아니라, 1962년에 전세계의 주교님들이 모여 성모님을 교회의 어머니라고 부르며 그 분의 도우심에 의탁하고 있음도 그 문은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장엄한 성탄 팔일 축제를 마무리하는 오늘 성모님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약한 인간으로 우리에게 오시는 신비를 다시금 묵상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성모라는 오래된 말 속에 담긴 묵은 신앙의 향기를 우리가 음미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외국을 방문하시고 로마에 다시 돌아오시면 바티칸으로 가시기 전에 먼저 이 성당에 들러 성모님께 기도하시곤 한다고 합니다. 교황님은 재작년에 교황으로 선출된 다음 날에도 이 성당을 방문하여 성모님께 꽃다발을 봉헌하였고, 작년에 한국을 방문하시기 전에도 방문하시고, 방문 후에도 이곳에 들러 기도하셨다고 합니다. 교황님이 한국을 떠나시던 날 아침에 교황 대사관 앞에서 어떤 소녀로 부터 꽃다발 선물을 받았는데, 그 소녀에게 로마에 돌아가서 성모님께 드리겠다고 약속을 했고, 로마에 도착하시자 마자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을 방문하여 성모님께 그 소녀의 꽃다발을 봉헌했다고 합니다.

교회는 1968년 부터 새해 첫날인 이 날을 세계 평화의 날로 정하여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께 세상의 평화를 위하여 전구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201511일 제48차 세계 평화의 날을 맞아 담화를 발표하셨는데, ‘더 이상 종이 아니라 형제자매입니다라는 말씀을 통하여 현재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과 노예살이의 상태에 대해서 언급하고 계십니다.

법적으로 노예제도가 전세계적으로 폐지되었지만,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아직도 종과 노예살이를 하고 있는 사람이 많고 그러한 환경에 처한 많은 이들, 미성년자들, 여성들, 이민자들, 입양된 이들, 테러에 이용당하고 있는 이들등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십니다. 인간의 존엄성이 파괴되고, 빈곤과 저개발과 교육 기회및 일자리의 부족, 각종 부패, 무력 분쟁, 폭력, 범죄 등이 이러한 노예살이의 상태가 지속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국가와 사회 기구들 안에서, 제도적 차원에서, 사회 단체들 안에서 이러한 종의 상태를 청산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하고 계십니다. 교황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너는 네 형제에게 무슨 짓을 하였느냐?”(창세 4,10 참조) 하고 물으실 것임을 압니다. 오늘날 수많은 형제자매들의 삶을 짓누르는 무관심의 세계화에 맞서, 우리 모두 연대와 형제애의 세계화를 위한 일꾼이 되어야 합니다. 연대와 형제애의 세계화는 그 형제자매들에게 희망을 되찾아 주고, 그들이 용기 있게 우리 시대의 문제들을 헤쳐 나아가며, 새로운 전망을 얻게 해 줍니다. 그런데 그들이 여는 이 새로운 전망은 하느님께서 바로 우리 손에 맡기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대통령 선거를 전후하여 경제 민주화라는 주제가 아주 큰 화두가 되었는데, 대기업 집단들은 잉여의 이익금을 투자보다는 쌓아두기 바쁘고, 젊은이들이나 사회 초년생들에게는 그들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충분한 임금을 주지 못하고, 그것도 비정규직의 삶에 머물게 하고 있습니다. 해직된 이들 역시 어려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정치적, 사회적 민주화와 함께 경제적인 민주화 역시 이루어질 때 우리는 인간의 품위를 잃지 않는 삶을 살 수가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무관심의 세계화에 맞서 연대형제애를 세계화시켜야 한다는 교황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어야 할 것입니다.

참 하느님이신 성자께서 성모 마리아를 통해 참 인간으로 탄생하신 그 신비를 묵상하는 이 시기에, 우리가 참으로 인간의 품위와 고귀한 인간성에 따라 살며, 그것이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하여 성모님의 도움을 청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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