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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삼위일체 대축일 강론- 오 아브라함 신부 14-06-18 11:31:2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933   

-삼위일체 대축일(요한 3,16-18)


 

지난 2월 서울의 지하 월세방에서 주위의 무관심과 복지 정책의 사각 속에 가난한 모녀 세 명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들이 숨진 현장에는 방세 50만원과 전기세를 합쳐 70만원이 든 봉투와 이런 메모가 유서로 남아 있었습니다. 주인 아주머니께...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사람은 홀로 존재하지 못합니다. 사람이기 때문에 더불어 사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기 때문에 사람입니다. 사람의 실존은 공존입니다. 특히 그리스도교 신앙은 사람이 참으로 살기 위해서는 홀로와 더불어 같이 살아야 하는 이유를 하느님의 본성으로부터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삼위일체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성부, 성자, 성령의 세 위격으로 계시지만 세 분의 하느님이 아니라 본성으로 한 분의 하느님이십니다. 성부, 성자, 성령께서 각각 완전한 하느님이시지만 세 분의 하느님이 아니라 한 분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성부, 성자, 성령의 사랑의 친교로서 살아계십니다. 성부, 성자, 성령 사이의 사랑과 친교가 하느님의 본 모습입니다. 세 위격이 각각 서로에게 이면서 동시에 가 될 수 있는 것은 사랑의 연대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삼위일체의 하느님의 신비는 사랑의 신비’, ‘친교의 신비이며, 하느님은 사랑과 친교의 공동체를 이루십니다. 그런데 삼위일체의 신비는 하느님의 존재 방식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삼위일체의 신비는 우리의 존재 방식이며 삶의 방식이기도 합니다. 삼위일체의 이름으로 세례 받은 신앙인은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고 친교하며 공동체적 연대를 이루어야 합니다 

사랑의 친교(koinonia) 우리의 본성입니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를 필요로 하는 존재인 동시에 에게 필요한 존재입니다. 우리는 너와 더불어 함께삽니다. 만일 홀로와 더불어 같이살지 않는다면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이해할 수도 없고 만날 수도 없습니다. 동고동락하며 생사를 같이 하는 삼위일체적 친교를 실현해야 합니다 

불교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다.” 우리가 아프면 삼위일체 하느님도 아프십니다. 우리가 기쁘면 하느님도 기쁘십니다. 교회는 자신을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교회는 세상의 구원을 위해 존재합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말씀은 교회의 존재 이유를 더욱 분명히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요한 3,16-17)  

구원의 삼위일체 하느님을 본받아 세상의 구원을 위해 헌신하도록 합시다. ‘남과 상관없이 나만 잘 믿고 구원 받으면 된다.’는 폐쇄적이고 이기적인 구원관을 버립시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최근에 발표하신 복음의 기쁨에서 자신의 안위만을 신경 쓰고 폐쇄적이며 건강하지 못한 교회보다는 거리로 나와 다치고 상처 받고 더럽혀진 교회를 더 좋아한다. 교회는 쇄신과 변화 때문에 길을 잃을까봐걱정하지 말고,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습관들 안에 갇혀 있는 것을 더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 창조주께서는 인간을 창조하시기 위해 더러운 흙을 만지시기를 꺼려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그 아들 구세주께서는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사람이 되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셨을 뿐만 아니라 십자가에서 상처 받고 죽으시기를 두려워하지 않으셨습니다. 성령께서는 이런 성부와 성자와 이루는 사랑의 친교를 통해 우리를 변화시키십니다 

신앙생활은 오직 사랑의 친교 안에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할 뿐입니다. 사랑의 친교의 한계가 신앙생활의 한계입니다. 사랑을 위한 상처와 더러움을 두려워하지 맙시다. 오히려 이웃의 죽음보다 주가 하락을 더 염려하는 물신주의”, 형제자매들에 대한 사랑을 도외시하고 혼자만 잘 살자는 정신의 세속성을 더 두려워합시다 

우리 모두와 함께하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2코린 13,13 참조)가 우리를 내적으로 쇄신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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