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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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강론  
제 목 :  부활 제6주일(가해, 2014.5.25.)-오 아브라함 신부 14-05-28 11:28:4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292   

가해 부활 6주일

(요한 14,15-21)

 

너희가 내 안에, 내가 너희 안에

 

오늘 복음의 시작과 끝은 예수님께서 사랑에 대해 하신 말씀을 전하고 있습니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15)는 말씀으로 시작해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21)로 끝맺는 오늘 복음은 최후 만찬에 이어지는 예수님의 고별사의 일부입니다. 요한복음의 최후 만찬과 고별사에서는 사랑이라는 말이 집중적으로 나옵니다. 그것은 사랑이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의 근본을 이루기 때문입니다.

 

내 안에 너 있다” ‘파리의 연인이라는 드라마에 나온 유명한 대사입니다. 그런데 이 대사의 원조는 바로 오늘의 복음 말씀입니다. “너희는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또 너희가 내 안에 있으며, 내가 너희 안에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20).

 

내 안에 너 있다는 말은 죽기까지 죽도록 사랑하는 마음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죽음을 앞두고 있는 고통 속에서도 마지막 만찬 때 극진한 사랑으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셨습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당신의 목숨까지 내어 놓는 크나 큰 사랑(요한 15,13 참조)으로 당신 제자들을 극진히 사랑하셨습니다(요한 13,1 참조). 예수님은 죽기까지 죽도록 제자들을 사랑하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과 인간을 사랑하는데 올인하셨습니다. 챙길 거 챙기는 건 올인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목숨까지도 몽땅 내어놓으셨습니다. 이렇게 목숨까지 내어놓은 예수님을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부활로 목숨을 다시 살리십니다(요한 10,17 참조).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또 너희가 내 안에 있으며, 내가 너희 안에 있다.”(20절 참조)는 이 극진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신앙인에게 가장 중요한 사실은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계시고, 우리가 하느님 안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슬픔과 절망 앞에 믿음과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에도 사랑의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계시고, 우리가 하느님 안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생명 주일로 시작해 청소년 주일로 끝나는 5월에 우리는 세월호 참사로 분노하고 있습니다. 제 목숨만 살려고 죄 없는 승객들의 목숨을 팽개친 무책임한 세월호 선원들, 그들에게 세월호는 난파선일 뿐이었고 승객은 자신과 무관한 남이었습니다. 또 침몰 직전 배 밖에 나왔던 172명 외에 단 한 사람도 추가로 구조하지 못한 무능력한 정부의 공적 재난 시스템과 무책임한 언론, 그들에 의해 대한민국은 유령선이 되었습니다.

 

분노는 연대로 이어져야 합니다. 지방선거와 월드컵이 다가왔다고 바다 속 어두운 배 안에 남겨져 있는 희생자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마지막 한 사람까지 다 찾을 때까지 그 가족과 함께 애도해야 합니다. 자식이 죽으면 부모 가슴에 묻는다고 했습니다.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애도란 자기 안에 타자의 묘소를 마련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우리 안에 희생자와 생존자, 그리고 그 가족들을 위한 자리를 간직해야 합니다.

 

거센 풍랑 속에 죽음의 공포에 질린 제자들에게 다가가 함께 하셨던 예수님은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을 믿으며 혼자 탈출하지 않고 다 같이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공포를 견뎠을 학생들과 함께 하셨을 것입니다. 나아가 스승의 죽음 후 실망 속에 다시 고기잡이로 돌아가 배를 탔지만 아무 것도 잡지 못한 제자들에게 만선의 기쁨과 함께 아침을 먹이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지금 학생들과 함께 영원한 생명의 잔치를 벌이고 계실 것입니다.

 

하느님과 내가, 이웃과 내가 상관없다, ‘우리는 남이다는 생각은 악령으로부터 옵니다. 반면에 우리 안에 계신 성령은 우리를 한 하느님 아버지의 식구가 되게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고아로 버려두지 않고”(18절 참조) “다른 보호자를 우리에게 보내시어, 영원히 우리와 함께 있도록 하십니다.”(16절 참조). 성령은 하느님을 우리 아버지로, 우리를 그 자녀로, 우리 서로를 형제자매로 만들어주십니다.

 

누구도 홀로 살 수 없습니다. 내 안에 너 없는 삶, 나 밖에 없는 외로운 섬은 죽음입니다. 너의 기쁨이 나의 기쁨, 너의 슬픔이 나의 슬픔입니다. 서로를 필요로 하기기에 너를 내 형제자매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데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인 것은 주님과 함께 살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이웃을 위해 목숨까지 내어놓는 사랑을 살기 위해서입니다.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모시고 희망을 갖고 용기를 냅시다. 우리 안에 계시는 성령께서 너는 내 안에, 나는 너 안에 살게 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도록 우리를 도와주실 것입니다. 그러면 하느님 아버지와 그리스도께서 하나인 것처럼 우리도 모두 하나가 될 것입니다(요한 17,2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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