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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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강론  
제 목 :  부활 제2주일(가해, 2014.04.27) - 장 아론 신부 14-04-27 14:53:0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334   

가해 부활 제2주일

(요한 20,19-31)

 

소임을 하다보면 몇몇 형제들이 사무실을 방문합니다. 정확히 문을 똑똑똑세 번 두드리고 들어오는 형제도 있고 다짜고짜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는 형제도 있습니다. 또 문을 두드리고는 열어줄 때까지 밖에서 기다리는 형제도 있습니다. 각각의 모습이 어찌되었든 형제들은 용무를 보기위해 직사각형의 문을 열고 사무실로 들어와 저와 얼굴을 마주봅니다.

 

생활 속에는 다양한 문이 있습니다. 보람찬 하루 일과를 마치고 휘파람 불며 들어가는 나의 집 대문, 초조하게 기다리다가 자신의 순서가 되어 크게 숨 한번 들이쉬고 들어가는 면접실 문, 사랑하는 연인이 기다리고 있는 카페의 문, 생리현상을 위해 다급하게 달려간 화장실문. 어떤 문 앞에 서느냐에 따라 우리의 마음가짐이 달라질 수 있지만 결국 문의 주요한 기능은 한가지입니다. 바로 드나드는 것입니다. 벽과 벽 사이에 구멍을 내어 드나들 수 있게 하여 두 공간을 이어주는 것이 바로 문입니다.

 

유다인들이 두려워 제자들이 잠가 놓았던 오늘복음에서 등장하는 문은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제자들은 무덤이 비었다는 소식에 더욱 혼란스러워하며 문을 굳게 잠그고 두려움 속에서 숨죽이고 있었습니다. 그때 불현 듯 예수님께서 나타나십니다. 문이 잠겨있었는데도 예수님께서는 그들 앞에 나타나 서셨습니다. 그러고는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말씀하시며 당신의 구멍 난 두 손과 옆구리를 보여주셨습니다.

 

이 구절에서 제자들과 예수님의 상반된 모습이 발견됩니다. 그것을 닫힘과 열림의 차이입니다. 문을 닫아 걸어놓았던 제자들과 달리 예수님의 사지와 옆구리는 열려 있었습니다. 그것은 세상의 죄를 위한 열림이고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는 열림 이었습니다. 열린 문이 두 개의 공간을 이어주는 것처럼 예수님께서는 영광의 상처로 열린 손과 옆구리를 통해 하느님과 인간을 이어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못과 창에 꿰찔리는 고통으로 인간과 하느님을 이어주는 열린 문이 되셨습니다.

 

제자들은 못자국을 지니신 부활하신 예수님을 뵈었지만 여전히 부활의 의미를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다음으로 토마사도에게 나타나셨을 때도 그들은 여전히 문을 잠그고 있었습니다. 토마사도는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못한 한 사람이 아니라 여전히 열린 마음으로 예수님의 부활을 받아들이지 못한 제자들을 대표하며 동시에 주님의 부활에 아둔한 마음을 가진 우리들을 대표합니다.

 

토마스 사도는 다른 누구보다 분명히 말합니다.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참으로 이기적인 모습입니다. 자기들은 꽁꽁 걸어 잠가 놓고는 예수님만 열려 있기를 바랍니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나약함을 아시기에 여전히 닫혀진 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집으로 들어와 제자들 앞에 서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들어오는 이는 있는데 나가는 이가 없습니다. 요르단 강이 흘러드나 물이 빠져나가는 곳이 없어 죽어버린 바다, “사해처럼 하느님의 은총을 받기만 하고 다른 사람에게 베풀지 못해 사랑이 정체되어 있는 자신이 떠오릅니다.

 

예수님의 무덤은 열려있었습니다. 하지만 제자들의 거쳐는 닫혀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사지와 옆구리는 열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자들의 마음을 닫혀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셨습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아직 부활의 삶을 살지 못했습니다. 우리 부활의 삶은 얼마나 진행되고 있습니까?

 

구멍뚫린 사지와 옆구리로 만민을 구원으로 이끄신 예수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믿습니까? 그러면 구멍 나 열린 예수님의 발로 다른 이에게 다가갑시다. 예수님의 부활을 믿습니까? 그러면 구멍 나 열린 예수님의 손으로 다른이의 손을 잡읍시다. 예수님의 부활을 믿습니까? 그러면 구멍 나 열린 예수님의 옆구리로 다른 이들을 받아들입시다. 부활 팔부 축일을 마무리하는 오늘 주님의 부활이 우리 각자의 부활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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