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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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강론  
제 목 :  주님 세례 축일(가해, 2014.1.12.)-오 아브라함 신부 14-01-14 08:17:0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481   

가해_주님 세례 축일(마태 3,13-17)

 

 

하느님의 사랑받는 나, 그분 마음에 드는 나

 

오늘 우리는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신 사건을 경축합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올라오실 때,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영이 비둘기처럼 그분 위로 내려오면서 하늘에서 이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태 3,16-17 참조).

 

예수님의 세례는 그분께서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받는 아들, 마음에 드는 아들”(마태 3,17 참조)임을 나타내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원의식을 예수님은 이후의 모든 공생활뿐만 아니라 죽음의 순간까지도 간직하고 사십니다. 그분은 의혹과 두려움, 세상의 거부 앞에서도 당신을 축복한 그 소리를 결코 잊지 않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영원하신 사랑을 조건 없이 베푸시는 아버지이시고, 우리는 그분의 사랑받는 자녀라는 것이 주님 세례 축일의 뜻입니다. 그런 사랑을 만나기 위해 성령에 의해 씻어지는 것이 세례입니다. 물과 성령으로 세례 받은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받는 아들딸, 마음에 드는 아들딸이 되었습니다.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는 예수님처럼, 하느님 아버지로부터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며 내 마음에 드는 딸”(마태 3,17 참조)이라는 철회될 수 없는 결정적 선언을 들은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처럼 우리도 죽을 때까지 한 순간도 하느님의 사랑받는 아들딸임을 잊지 말고 살아야 할 것입니다. 애정결핍이나 인정욕구 불만족으로 잠시도 휴대폰을 손에 놓지 못하거나 SNS에 목 말라하며 산다면 하느님도 속상하지 않겠습니까. 다른 이들의 작은 거부에도 깊이 상처받고, 사소한 비난에도 의기소침해진다면 하느님도 안타까워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려고 안달복달하거나 주위의 사랑을 독차지 하지 못해 상처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사랑하다 거절당할까 두려워하고, 사랑을 지키지 못할까 속 끓이고, 사람들에게 잊힐까 안절부절못합니다.

 

하느님 아버지는 모든 인간을 당신 사랑 안에 자녀로 받아들이셨습니다. 이 사랑이 바로 우리를 하느님의 영원한 처소로 만들고, 우리에게 다른 모든 것과 절대 비교할 수 없는 모든 것을 줍니다. 이를 선포하기 위해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람이 되시고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내 존재의 중심에서 지금도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딸이라고 하시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도록 합시다. 영원으로부터 들려오는 이 사랑의 소리는 언제나 우리를 생명과 사랑을 누리게 해줍니다. 그 소리는 사랑의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기에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줍니다.

 

세례 받은 우리는 남들이 나를 인정하든 거부하든 두려움 없이 사랑하며 살아갑시다. 하느님께서 세례를 통해 주신 사랑이 있는데 왜 그렇게 속절없이 남의 평가에 흔들거리며 살아갑니까. 더 이상 남에게 좌우되지 말고 마음 깊숙한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경청하며 살아갑시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인정욕구나 명예욕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무지입니다. 자신이 무가치한 존재라고 믿는 것이 영적으로 가장 치명적인 문제입니다. 하느님의 무조건적 사랑을 받는 신앙인은 자신을 자격 없다거나 무가치하게 여길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유혹과 배척을 이겨 내셨듯이 우리도 이런 부정적 감정을 이겨 내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길은 하느님께로부터 옵니다. 그리고 나를 조건 없이 사랑해야 결점 있는 타인에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결점 많은 나를 먼저 사랑하셨기에 나 역시 결점 있는 이웃들을 사랑하고 싶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느님과 이웃을 제 몸같이 사랑하는 것보다 결정적으로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자녀임을 분명히 믿는 것입니다.

 

박용재 시인은 사람은 사람을 사랑한 만큼 산다그만큼이 인생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만큼 존재한다’, ‘그분께 자신을 맡기는 그만큼이 신앙입니다. 사랑하기에 존재한다기보다는 사랑받기에 존재한다는 것’, 이것이 세례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진리요 기쁜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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