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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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강론  
제 목 :  주님 공현 대축일(가해, 2014.1.5.)-김 에바리스토 신부 14-01-07 20:52:4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3637   

주님 공현 대축일

마태 2,1-12

 

주님공현대축일인 오늘 전 세계의 가톨릭교회는 동방박사들의 아기 예수님 경배사건을 기념합니다. 이 경배를 통해 아기 예수님이 비로소 세상에 드러났음을 교회공동체는 기억하기에 우리는 그 사건을 공현(Epiphania)라고 부릅니다. 이제 우리도 그리스도의 권능과 영광을 우리의 삶을 통해서 세상에 드러내야겠습니다.

 

2013년 타임지에 의해 그해의 인물(Person of the Year)로 선정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개혁적인 생각과 실천은 신앙인과 비신앙인을 넘어 전 세계의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의 큰 위로가 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자신의 첫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을 발표했습니다. 복음의 기쁨은 교황이 전임자 베네딕토 16세와 함께 쓴 회칙 신앙의 빛이후 발표한 첫 공식 문헌입니다.

 "복음의 기쁨은 예수님과 만나는 모든 사람의 마음과 생활을 가득 채운다(The joy of the gospel fills the hearts and lives of all who encounter Jesus.)"로 시작하는 교황님의 권고는 이웃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일을 새롭고 창조적인 방법으로 모색할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복음 본연의 참신함을 되찾는 일이고, 이를 위해서는 복음의 참신함을 가둬 놓는 기존 도식에서 벗어나는 "사목적이고 선교적인 회개"가 필요하다고 교황님은 강조하십니다.

교황님은 교회가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교회개혁으로 인해 길을 잃을까봐 걱정하는 것보다 잘못된 안정감을 주는 구조 안에, 냉혹한 판단을 내리게 하는 규율 안에, 편안한 느낌을 주는 습관 안에 우리를 가두어 두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요즘 고려대로부터 시작된 소위 "안녕들 하십니까?"란 대자보 열풍이 전국의 각 대학들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젠 심지어 소위 명문대라는 KAIST에까지 대자보가 나붙은 모양입니다. 그런가하면 고교생들까지 대자보 열풍에 가세했고, 심지어 일반 주부들조차도 그에 가세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젠 단지 학교 게시판이나 담장뿐만 아니라 길거리 전봇대에도 붙고 있는 모양입니다. 물론, 그 내용은 모두 비슷합니다. 모두 안녕하지 못하다.”라는 내용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무관심은 결백하든 안 하든 정말 위험합니다. 우리는 무관심할 권리도, 그 어떤 공모에 가담할 권리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라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저도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 중의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고통을 통해서만 성장한다(공지영님의 <<높고 푸른 사다리>> 중에서)빅토리아 메러디스호의 선장이었던 마리너스 수사님의 이야기를 통해서 용기를 얻었습니다.

이후 제가 땅에 내려놓은 그 14005명을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죽는 날까지 그러할 것입니다라는 마리너스 수사님의 고백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어록에 나오는 성장하는 것을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픔이나 자신의 한계점을 깨닫는 것입니다. 자신의 결함에서 진짜 심오한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당신은 오래된 습관을 깨뜨리기로 결심했습니까? 그로 인해 엄청난 고통을 받아 보셨습니까?”라는 말씀과 십자가 없이 나아가고, 십자가 없이 교회를 세우고, 십자가 없이 그리스도를 고백한다면, 우리는 주님의 제자가 아닙니다. 십자가를 지고 가지 않는다면 세속적으로는 우리는 주교요, 사제요, 추기경이요, 그리고 교황일 수는 있지만 주님의 진정한 제자들은 될 수 없지요.” 에서 새로운 힘을 얻었습니다.

 

보건복지부중앙암등록본부는 해마다 국가 암 통계를 내어 발표합니다. 지난 20111월부터 20121월까지의 통계를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해 1월 기준으로 생존이 확인된 암경험자, 그러니까 암에 걸렸다가 완치됐거나 치료받고 있는 환자 수는 110만 여명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와 대비하면 45명 가운데 1명꼴로 암을 겪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특히 65세 이상은 13명 가운데 1명꼴로 암경험자였습니다. 새로운 암 환자는 한 해 22만명으로 전연도에 비해 6% 증가했습니다. 그 중에서 갑상선암은 5년 생존율이 100%였고, 전립선암은 92%, 유방암은 91%였다고 합니다. 여전히 치료가 어려운 암도 적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췌장암 폐암, 간암이라고 합니다. 5년 생존율은 각각 9%, 21%, 29%로 여전히 낫다고 합니다.

저도 201152일자로 암환자 110만 여명 돌파에 일조했습니다. 특히 간암은 확실하며 췌장암도 의심스럽다고 합니다. 따라서 201152~201652일까지 살면 대성공한 것이고, 벌써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라 무척 행복합니다. 아마 우리 수도원 형제님들의 기도와 여러 은인들의 도움과 우리 봉헌회 1기 김안나 회장님이 매월 공짜로 보내주시는 분도농산에서 생산되는 분도 선삼초분도 구인(=토룡)”을 꾸준히 복용한 덕분에 오히려 더욱 건강하게 기도하고 일하면서사는가 봅니다. 이처럼 저는 안녕하지만,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서 늘 기도 중에 기억하며 살고 있습니다.

 

오늘의 제1독서인 이사야서(601-6)는 장차 종말이 닥치면 이방인들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조공을 바치러 예루살렘에 모여오리라는 유다인들의 기대를 드러내는 대목입니다.

 

또한 오늘 제2 독서인 에페소서에서 그 신비가 과거의 모든 세대에서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성령을 통하여 그분의 거룩한 사도들과 예언자들에게 계시되었습니다”(에페소서 35)라는 내용을 들었습니다.

신비란 머리로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은총을 통해 직관할 수 있는 신적 실체입니다. 특히 에페소서에서 사도적 직무를 통해 그리스도의 신비가 밝혀진다고 보는데, 그가 수행하는 이민족들을 향한 복음선포를 통해 그리스도 사건의 보편적 구원경륜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을 바오로 사도는 그 직무의 핵심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마태오 21-12)동방 박사의 경배에 관한 것입니다. 이 첫 번째 신비에서 동방에서 세 박사들이 먼 길을 찾아와 아기 예수님께 경배한 이유는 하느님께서 당신 아들의 탄생에 대하여 그들에게 알려주셨으며, 그들을 베들레헴으로 인도하여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 세 박사는 아기 예수님을 뵙고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립니다. 황금은 왕에 대한 예물로서 예수 그리스도는 하늘과 땅의 왕이시기 때문에 드린 것이며, 유향은 기도의 상징으로서 단 한 분이신 하느님께만 드리는 예물이기 때문에 하느님이신 그리스도께 드렸으며, 몰약을 드린 것은 죽음과 장례에 흔히 사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참사람이신 아기 예수님께 드린 것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신앙인들도 동방의 세 박사들처럼 우리의 예물을 바쳐야 하겠습니다.

저는 1954년 갑오(甲午)년에 태어났습니다. 그러니까 올해 회갑을 맞이하게 됩니다(호적에는 1955년생이지만).

믿거나 말거나 동양고전학자에 의하면, 올해는 띠로 보면 말의 해이고 갑목을 색으로 나타내면 푸른색입니다. 새해는 청마(靑馬: 푸른 말)띠 해입니다. 푸른 말은 기마(驥馬: 천리마)라고 합니다. 말띠 성격은 겉으로는 강하나 속은 부드러운 외강내유(外剛內柔)형이라고 합니다. 또 현실에 적응을 하는 능력이 뛰어나 어떠한 환경도 극복할 수 있으며 지혜가 뛰어나다고 합니다. 금년 갑오년에 출생하는 아기들은 천리마와 같이 용맹하고 뛰어난 인재로 태어나고, 딸은 왕비와 같이 귀하고 아름다운 딸들이 많이 태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제 겨우 철이 들어 기도하고 일하는 수도승 생활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데, 주님의 뜻은 조금만 살고 하늘나라에 빨리 오라고 초대하시니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주님께 한 가지만 청했습니다. 언제라도 부르시면 기꺼이 가겠습니다. 그때까지 건강하게 기도하고 일할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주십시오. 그리고 전신 장기기증을 약속했으니 제가 죽으면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에서 다 알아서 하실 것이니 저는 늘 기쁘고 행복하게 남은 생을 살겠습니다.”

 

그래서 요즈음 1)매일 2시간씩 성경을 통독하고, 2)가끔씩 묵주기도(환희의 신비, 빛의 신비, 고통의 신비, 영광의 신비)를 바치고, 3)위의 두 가지가 싫으면 청소를 하곤 합니다.

 

끝으로 제가 존경하고 본받고 싶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어록 하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성모 마리아를 최초로 가득 채워준 것은 하느님의 말씀이었습니다. 또한 성모 마리아는 그 말씀의 기쁨을 몽땅 전달해주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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