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HOME > 자료실 > 오늘의 강론  

  오늘의 강론  
제 목 :  부활 제4주일(성소주일, 다해, 2013.4.21) - 박 비오 신부 13-04-29 15:35:5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573   

주님의 음성을 듣고 따라가는 양무리

요한 10,27-30

 

이번 성소주일을 준비하면서 어제 하루동안 비가 내려 혹시나 오늘까지 비가 오는 건 아닌지 하며 가슴을 졸였습니다. 성소주일을 맞아 수도원을 찾아오는 분들을 위해 준비해 놓았던 행사들이 반토막 행사가 되면 안 되는데 하는 근심이 가득 차 있었던 것입니다. 다행히도 주님께서는 화창한 날씨와 먼지로 수북이 쌓인 거리를 좀 더 깨끗하게 하시기 위해 아울러 들판과 식물의 목마름을 채워주시려고 단비를 선사하셨던 것 같습니다. 아주 사소함에도 배려해주시는 주님께 이 미사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올리고자 합니다.

 

신학교 입학이나 수도회 입회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절차를 밟습니다. 그 절차 가운데 신부님의 추천서가 필요합니다. 이 추천서에는 추천받는 사람이 얼마나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지 학업이나 성격 그리고 가정생활이 어떠한지를 보여줍니다. 그러한 추천서를 써주시는 신부님은 흔히 아버지신부님이라고 호칭하는데 대개 본당신부님께서 추천서를 써주십니다.

저 같은 경우 본당에서 복사단과 예비신학생으로서 활동하였지만 일반대학에 가는 바람에 본당에서 활동을 접었습니다. 물론 그 시기동안 본당신부님 두 분이 바뀌셨습니다. 그러다가 수도원에 입회하려고 본당신부님께 추천서를 받으려고 찾아갔는데 뜻하지 않은 주문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제가 키도 작고 몸이 호리호리하여 수도생활을 잘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셨는지 가서 수영장 회원권과 헬스장 회원권을 끊어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아울러 성지순례도 다녀오라고 명하셨습니다. 그래야 추천서를 써주실 수 있다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저에게 입회 추천서를 써주신 아버지신부님은 이 곳 왜관수도원 출신이셨기에 그만큼 수도생활하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함을 아셨던 것입니다.

졸지에 저는 반강제적으로 수영장과 헬스장 회원권을 3개월 등록하고 5일 동안 서울을 비롯한 경기도 근교 성지를 두루 다녔습니다. 성지순례 다녀온 후에는 기행문 형식으로 소감문을 쓰고 운동 회원권을 신부님께 보여드렸더니 흔쾌히 추천서를 써주셨습니다. 그 계기로 수도원에 입회하기 전까지 수영과 헬스를 꾸준히 다니려고 노력하였지만 운동을 한두 번 빠지다보니 어느새 종종 빠지는 경우까지 생겨나 결국 돈만 버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추천서를 받았을 때 그 기분은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그동안 막연한 저의 성소에 대한 생각을 뛰어넘어 주님의 봉사자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리는구나 하고 기뻐했습니다.

이처럼 오늘 우리가 깊이 생각해 보아야하는 성소라는 의미는 예수님의 음성을 듣고 응답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라옵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흔히 집에서 키우는 애완견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부르면 꼬리를 흔들면서 따라옵니다. 제가 키우는 개는 장애인을 인도하는 골드 리트리버 종류로 이름이 삼순이인데 ‘삼순아 삼순아’ 라고 부르면 꼬리를 흔들면서 그 자리에서 뱅뱅 돕니다. 동물들도 자신의 이름을 부르면 응답하는데 하물며 우리를 불러주시는 빛이신 예수님께서는 우리 각자가 가야하는 올바른 길로 불러주십니다. 그것은 양심을 통해, 옳은 일에 대한 선택에서, 혹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마음에서, 또는 이웃의 기쁨을 위해 무엇인가 하려고 하는 마음을 통해 하느님께로 향하도록 도와주십니다.

그만큼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우리 안에 있는 가능성을 보시고 대하십니다. 더욱이 거룩한 부르심에 응답하도록 요구하시는 사람들에게는 좀 더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모범을 원하시기도 합니다. 그러한 희생은 나와 가까운 가족들과 친척, 친구, 선생님, 멀리서는 세계 곳곳에 있는 난민들을 위한 기억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직접적으로 돕거나 그들을 위해 보속하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그보다 더 좋은 선택은 나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닌 일생동안 다른 이들을 위해 주님을 위한 봉사자로서 살아가려는 성직자 혹은 수도자가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여기에 모여 있는 여러분이 그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여기 모인 여러분 가운데서 신부님으로서 수녀님으로서 꿈꾸는 친구들이 있다면 저로서는 너무나 반가울 뿐입니다. 주님의 길을 따라가는데 함께 손잡고 걸어가는 동반자가 한 명 더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자, 어때요? 저처럼 수도자로서 성직자로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조금은 생기지 않나요? 저와 함께 이 길을 걸어가고자 하는 생각은 없으세요? 만약 여러분에게 그런 기회나 마음 한곳에서 생겨난다면 꼭 놓치지 마세요. 여러분은 주님께서 뽑으신 행운아가 될 수 있고 더욱이 주님께서는 한없이 기뻐하실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듣습니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라옵니다.

추천하신 회원님 : 0 명

♡한마디의 아름다운 댓글이  관리자님과 우리 모두의 마음을 풍요롭게 합니다♡ 조회 : 25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