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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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강론  
제 목 :  연중28주일(나해, 2012.10.14)-안 호영베드로 신부 12-10-15 21:42:3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366   

Theme : 복음의 정신으로 

 

Introduction

   오늘 복음에서 재물에 대한 집착 때문에 예수님을 따르지 못한 부자 청년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 부자 청년에게는 재물이 걸림돌이 되었는데 나에게 무엇이 걸림돌이 되는지 묵상하게 합니다. 비록 나에게 걸림돌이 되는 것이 있다 하더라도 하느님이 주신 복음의 말씀대로 온전히 살아가려고 노력할 때 어느덧 그 걸림돌이 나에게는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복음의 말씀으로 우리를 늘 일깨워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그 말씀대로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는 은총을 이 미사 중에 간구합시다.

 

Homily  

A

   부자 청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고자 하는 열망은 강했지만 가진 게 너무 많아 예수님을 결국 따르지 못했다는 결론으로 이야기는 끝맺습니다. 예수님이 주시고자 하는 영원한 생명과 내가 현실에서 가지고 있는 소유, 그리고 소유에 대한 집착을 대조시키고 있습니다. 영원한 생명, 소유, 이 둘 중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어느 것이 더 값어치 있고, 또 우리가 추구해야 해야 마땅한지 분명한 답을 내릴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게 답을 내리고 실천하지 못한다는데 우리는 갈등합니다. 그만큼 소유에 대한 유혹, 소유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원숭이를 잡는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셨을 겁니다. 원숭이가 잘 다니는 길목에 항아리를 가져다 놓고 그 항아리를 나무에 묶어놓은 다음 항아리 안에다 바나나를 넣어둡니다. 그 항아리의 목은 좁아 손을 펴면 들어가고 손을 움켜쥐며 뺄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그 길목을 지나가던 원숭이가 항아리에 둔 먹음직스런 바나나를 보고 손을 넣어 움켜쥔 채 빼려고 하지만 좁은 항아리 목에 손이 걸려 뺄 수가 없습니다. 사냥꾼이 자신을 잡으려 오는데도 원숭이는 움켜쥔 바나나를 놓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내가 잡고 있는 집착을 놓아버리면 되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내려놓으면 되는데 살아가면서 그것이 얼마나 나를 얽어매고 있는지 우리는 숱하게 체험합니다.

 

B

   저번 주 종신서원자 연례피정 때 장익 주교님이 강의를 하면서, 교회가 쇄신되어야 한다고 하는데 그 쇄신은 시스템이나 구조의 변화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교회 안에 살고 있는 한 사람이 한 사람이 복음의 정신대로 살아갈 때 교회의 쇄신은 이루어진다고 하였습니다. 이 말씀은 공동체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떠한 시스템을 갖추느냐 하는 데에 있지 않고, 공동체 안에 살고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떻게 사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왜관 공동체는 참 복된 공동체입니다. 왜냐하면 복음의 정신대로 살면서 수도생활 했던 선배 수도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은 북한 덕원 수도원에서, 만주 연길 수도원에서 수도생활을 하다 선종하시거나 순교하셨습니다.

  ‘덕원 순교자들’이란 책에서 그분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분들은 첫서원을 하자마자 젊은 나이에 한국이란 땅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 채 선교파견을 받아 왔습니다. 그렇게 온 독일 수사님, 신부님들은 한국 땅에 수도원 건물을 짓고, 본당 건물을 짓고, 아파도 약을 구할 수 있는 가난하고 한국 사람들에게 약을 나누어주었다고 합니다. 그들에게는 그러한 일을 할 수 있는 전문적이 지식이 없었는데도 그냥 주어진 대로 몸을 아끼지 않고 일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북한 공산주의자들에게 체포되었고, 수용소로 이리 저리 끌려다니며 제대로 먹지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중노동에 시달리다가 하느님의 품으로 가셨다고 합니다. 100년이 안 된 우리 선배 수도자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러한 터전 위에 왜관 공동체는 세워졌고 그 분들의 삶이 우리에게 이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분들은 교회의 쇄신이나 교회의 변화를 말하기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받아들이고 묵묵히 기도하고 일하며 사셨습니다. 우리 오틸리엔 연합회가 지향하는 사명, ‘안으로는 수도승, 밖으로는 선교사’라는 사명을 온전히 실천하셨습니다.

 

A'

   하느님은 복음을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누누이 알려주십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정성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여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여라.’ 이 말씀대로 살려고 할 때, 이 말씀대로만 살려고 할 때 부자청년이 내려놓지 못한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는 결단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우리 선배 수도자, 신부님들이 살았던 그 삶처럼 나도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

   교회의 쇄신이나 변화, 복음화라는 말은 복음의 정신대로, 복음의 말씀대로 내가 있는 현장에서 살아갈 때 이루어진다는 생각을 다시 해 봅니다. 그리고 삶의 현장에서 살아가면서 내게 걸림돌이 되고 있는, 내가 움켜쥐고 있는 것, 내가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을 결단하며 내려놓음으로써 마침내 하느님께서 주시는 온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겁니다. 그러한 은총을 가질 수 있도록 복음 말씀 안에서 늘 깨어 있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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