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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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강론  
제 목 :  성탄 낮미사(2011)- 인 끌레멘스 신부 11-12-25 19:47:4
글쓴이 : 양치기 조회 : 3013   
성탄의 거룩한 종소리가 울러퍼지고 있습니다. 온 우주에, 온 세상에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귀에도 들려옵니다. 우리 세포 하나 하나에도 메아리치고 있습니다. 저 멀리 하늘에 계신 줄 알았던 하느님이 오늘 우리가 사는 이 시간과 이 공간 속으로 들어오셨습니다. 우리 인간 안으로 들어오셨습니다. 이 사실을 요한 복음은 장엄하게 선포합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이 성경말씀을 직역하면 이렇습니다. “말씀이 살덩어리가 되시어 우리 가운데 천막을 치셨다” (요한 1,14).

한 처음에 이 말씀을 통하여 세상이 창조되었고 이 말씀으로 세상이 그 근원에서 지탱되고  이 말씀을 통하여 세상에는 생명이 가득찼습니다. 이 말씀은 바로 하느님의 사랑이십니다. 하느님은 사랑 때문에 세상을 만드셨고 온 우주의 근원이며 원천이 되신 것입니다. 이제 하느님 아버지 안에 내재하셨던 사랑의 빛이 이 세상에 사람으로 오신 것입니다. 그래서 요한복음은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 주시고..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3,16-17)고 말했습니다.

2000년 전 예수님은 베들레헴 마굿간에서 태어나셨습니다. 2011년 지금은 어디에서 태어나시겠습니까? 바로 우리들 마음입니다. 사랑의 빛이 머무르는 자리는 우리 사람의 마음이요 가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성령을 통하여 우리 마음에 참 ‘사랑’이 태어난 빛의 날입니다. 사랑의 빛이 우리 마음을 환하게 비추고 있습니다. 우리 마음이 빛으로 가득찼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하느님의 사랑이 ‘머리’에 있는 줄 압니다. 머리에는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탐욕만 있습니다. 사실 여기에는 ‘두려움’의 어두움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자신 안에는 사랑이 머무를 가슴과 마음이 없다는 진실을 자기 자신과 남들이 볼까봐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흔히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 증오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랑의 반대편에 있는 것은 ‘두려움’입니다. 이 두려움 때문에 머리만 있는 사람들은 사랑의 빛이신 예수님을 배척하고 태어나자마자 죽이려고 했던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트위트에 이런 말을 쓰셨습니다. “성탄절을 앞두고 아기 예수를 기리는 행사가 많습니만, 물신주의에 빠진 대형교회를 보면 교회라기보다는 차라리 기득권층의 사교클럽으로 부르는 것이 맞습니다. 그들에게 예수는 하나의 장식품에 불과할 뿐 입니다.”

조용히 아기 예수님 앞에 나아갑시다. 그리고 우리 마음 안에 사랑이신 예수님을 모십시다.  지금 마음이 아프십니까? 그건 사랑이 아파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마음이 무언가를 그리워합니까? 그건 사랑을 목말라한다는 증거입니다. 마음이 기쁩니까? 그건 사랑이 샘솟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예수님이 우리 마음에 모시면 우리는 사랑이 샘솟는 원천이 되고 이 사랑은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위를 통하여 다른 이웃에게 흘러갑니다. 그러면 온 우주가 우리 마음 안에서 사랑으로 춤을 출 것입니다. 우리 마음 안에서 우주의 근원이신 사랑의 빛이 태어나셨고 자라시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이 세상에 왔다. 그분의 충만함에서 우리 모두 은총에 은총을 받았다”(요한 1,9. 16).  성탄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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