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6주일

(2011.2.13)

제1독서: 집회 15,15-20

제2독서: 1고린 2,6-10

복 음 : 마태 5,17-37  

 오늘 날 우리들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건강하고 오래 삶! 부와 명예!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시간이 가면서 점점 퇴색되고 허물어지게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영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영원한 생명! 구원! 이것은 시간이 가도 결코 퇴색하거나 허물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고대 수도자들은 영원한 생명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를 진지하게 고민하였고, 오직 이 물음에 답을 찾기 위해 자신의 전 삶을 투신하였습니다.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그들처럼 이러한 근본적인 질문들에 좀 더 관심을 가졌다면, 아마도 우리의 영성생활은 분명 지금보다 더 힘이 있고 풍요롭게 되었을 것입니다. 오늘의 말씀은 우리가 어떻게 영원한 생명 혹은 구원받게 되는지에 대해서 답을 주고 있습니다.  

1. “나는 율법을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왔다”(마태 5,17).

초대 교회 내에 그리스계 출신의 일부 신자들은 구약과 신약의 연속성을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심으로 인해 옛 율법은 완전히 무너졌다고 주장하기도 하였습니다. 마태오 복음 사가는 구약과 신약이 결코 단절된 것이 아님을 밝히고자 예수님의 말씀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그분은 구약 전체를 상징하는 율법과 예언서의 말씀이 결코 한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임을 확언하셨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뜻이 그것들을 통해 이미 계시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으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율법과 예언서의 말씀들을 충실히 지켜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완전하지는 않았습니다. 그것은 예수님을 통해서만이 비로소 참된 의미를 갖고 완전하게 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예수님은 외적인 율법에 내적이고 영적인 의미들을 부여함으로써 율법을 더 승화시키고 완성시키셨습니다.

2.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못한다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마태 5,20).

여기에서는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조건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해야만 한다는 사실입니다. 하느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사랑하시어 모세를 통해 그들에게 십계명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십계명을 가지고는 일상 안에서 벌어지는 구체적인 여러 상황들에 대해서 답을 다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도자들과 학자들은 율법을 구체적인 상황들 안에서 충실히 지킬 수 있도록 더 많은 세세한 규칙들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율법의 핵심인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보다는 오직 외적인 것들만을 강요하고 감시함으로써 사람들을 지치게 하고 힘들게 했습니다. 예수님은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이러한 위선과 모순을 자주 지적하고 비판하셨습니다.

특별히 오늘 복음에서는 4가지 비유를 들어, 어떻게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이혼하지 말라! 거짓 맹세를 하지 말라! 이러한 옛 계명도 중요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사랑의 가르침에 근거한 더 내면적인 측면들을 지적하고 요구하십니다. 다른 사람을 거슬러 분노하거나 욕을 하는 것은 직접적으로 다른 사람을 살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그것은 이미 마음으로 그 형제를 살인하는 것과 같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남녀가 실제적으로 간음을 하지는 않을지라도 음욕이나 욕정을 품는 것 자체가 이미 마음으로 간음을 범하는 것과 같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합당한 이유 없이 배우자를 버리는 것 역시 계명을 거스르는 것이며, 거짓 맹세뿐만 아니라 아예 맹세 자체를 하지 말라고 권고하십니다.

3. “사람 앞에 생명과 죽음이 있다”(집회 15,17).

죽음과 생명! 이 둘은 서로 상반된 개념입니다. 생명은 우리의 존재를 완성시키고 풍요롭게 하지만, 죽음이란 우리의 존재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생명력의 부재를 의미합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법에 귀를 기울이고 그 가르침에 따라 충실히 살아가야 합니다. 하느님의 뜻과 계획을 거절하고 그분과의 단절된 삶을 사는 것은 바로 죽음을 의미합니다. 인간의 위대성은 바로 생명을 선택할 수 있는 우리의 자유 능력에 있습니다. 자유 능력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생명에로 나아갈 수도 있고, 아니면 죽음을 향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전적으로 오늘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계명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실천하며 생명을 향해 나아간다면 우리는 오늘 제2독서에서 이야기 하는 참된 지혜에 다다르게 될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특별히 당신이 사랑하시는 사람들을 위하여 눈으로 본 적도 없고 귀로 들은 적도 없는 일을 마련해주셨습니다. 하느님은 그러한 지혜를 성령을 통하여 우리에게 나타내 보이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느님의 심오한 지혜에 도달하고자 한다면, 성령 안에서 하느님의 계명을 충실히 따르는 생명의 길로 나아가야합니다.

하느님 나라!

이것은 우리 영성생활의 궁극 목적지이기도 합니다.

부족한 우리들이 그곳을 향해 우리 신앙의 여정을 잘 갈수 있도록

특별히 이 미사 중에 주님의 자비와 은총을 간절히 청합시다.

-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