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0주일

2010년 10월 24일-다

마태오 28,16-20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당신의 가르침을 받고 하늘과 땅의 권한을 받은 우리에게 복음을 전할 의무가 있다고 하십니다. 전교주일인 오늘은 두 가지 방향에서 하나는 기도로 주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날이고, 둘째는 직접 복음의 전달자가 되는 날입니다. 오늘 강론에서는 복음을 직접 전하는 일에 대하여 묵상하고 실천의지를 가지려고 합니다.

우리에게 전교의 의무는 언제부터 일까요? 세례성사를 받은 모든 사람은 전교의 직접적 의무가 있습니다. 나는 하늘과 땅의 권한을 받았으니, 그 권한을 주님은 승천하시면서 제자들에게 주신 것같이 성세를 받은 모든 사람에게 주어졌습니다.

우리는 세례 때 물로 씻은 다음 머리에 크리스마 기름을 바르면서 당신은 그리스도의 왕직, 사제직, 예언직을 받아 그리스도처럼 살아야 한다는 말씀을 듣습니다.

얼마 전 평화방송에 신자들의 고민을 해결하는 프로에서 어떤 이가 ‘도올 김용옥과 김추기경의 대담 중에 추기경님이 그리스도 없이도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하시었는데 전교할 필요가 있는지요?’하고 물었습니다. 그에 대해 상담자는 그리스도교가 전하여지지 않은 곳에서의 이야기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사실 추기경님의 말씀은 자기생각이 아니라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교회 밖에서도 구원이 가능하다고 하신 말씀을 인용하신 것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성경에 기록되기 전에, 그리스도께서 오시기 전에, 이미 각자의 양심 안에 하느님의 말씀이 있고 이 양심을 따라 살면 하느님에게로 갈 수가 있습니다. 주님을 전하고 알리는 것은 더 확실한 방법일 뿐입니다.

여기에 복음화란? 전교함으로 교회에 사람을 부르고 신자 수를 늘리는 것만이 아니라 내가 먼저 복음화 되어 다른 이들을 복음화 되게 하는 것입니다. 복음을 듣기 전에 우리는 머리와 입과 가슴에 십자표시를 합니다. 이는 머리로 생각하여 깨닫고 깨달은 바를 입으로 전하고, 마음에 보관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의미도 있지만 여기에 실천하겠다는 결심이 덧붙여 져야겠습니다. 실천은 바로 내가 복음화된다는 것입니다.

전에 제가 여러 신부님 수녀님들과 함께 나환자 정착촌에 가서 피정을 지도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첫날은 듣지도 않고 '말하려면 하시요.'하는 태도였습니다. 그런데 다음날부터는 전날과는 달리 열심히 귀를 기울여 듣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를 알아보니 우리들이 그들이 만든 음식을 함께 먹고 같은 장소에서 침식을 같이 하는 것을 보고 ‘저들은 참 우리의 친구다.’라고 생각하고 친교의 마음을 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교황님도 친교는 선교의 열쇠라고 하시며 담화문을 내놓으시고 호소하시었습니다. 지금은 “친교를 촉진할 때”라고 하시고 하느님과 일치시키는 성체성사 없이는 선교가 이루어질 수 없다고 하십니다.

미사 끝에 우리는 파견예식을 가지게 됩니다.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하시오.”
이는 세례성사와 더불어 성체성사의 은혜와 특권에서 도출됩니다. 미사 때 받은 은총은 무엇일까요? 영성체를 통하여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를 입고 그분과 일치를 이루며 그분의 사랑을 받습니다.

우리는 미사 흐름 안에 자비송을 시작으로 하느님께 자비를 베푸시라고 청하고, 주의 기도문 다음 경문에도 주님의 자비로 죄를 용서받기를 구하고, 하느님의 어린양을 기도하면서 다시 자비를 베푸시기를 바랍니다.

일치는, 말씀의 전례 안에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응답하므로 하느님께서 하나이신 것 같이 하느님과 하나 되는 은총을 받으며, 성찬의 전례 안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기도합니다. “저희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어 성령으로 모두가 한 몸을 이루게 하소서.“  ”평화롭게 하나 되게 하소서.” 이는 성부 성자 성령이 한 분이듯이 우리도 하느님 안에서 하나 되고 모든 공동체의 일치를 구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영성체로써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하느님이신 주님의 사랑을 받아 영원한 생명을 받아 모시게 됩니다. 그러므로 미사를 통하여 내 안에 하느님의 자비와 일치와 사랑이 이루어져 내가 복음이 되었으니 복음적 삶을 주님과 함께 전하여 다른 이도 복음이 되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우리는 주님의 행복 전도사입니다. 따로 전도사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야말로 진정한 행복 전도사로 살아가야 합니다. 행복 전도사로 책도 쓰고 많은 곳에 가서 강의를 하더라도 자신이 복음화 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음을 우리는 현실 속에서 잘 보았습니다.

기도와 깊은 묵상 속에서 주님을 만나고 주님과 함께 세상의 복음화를 위하여 앞으로 나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