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8주일

(2010년 8월 1일-다)

루카 12,13-21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인 벤 버냉키는 언젠가 사우스 캐롤라이나 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대학에 진학하는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단지 고액연봉만을 이유로 직업을 선택하려고 유혹을 받을 경우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고액연봉을 받아보면 처음에는 흥분되지만 곧 새로운 생활수준에 익숙해지고 비슷한 연봉을 받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이러한 흥분은 금방 시들고 맙니다. 그러므로 좋은 직장과 고액연봉이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인간은 진실로 행복을 위해 많은 것들을 갖고자 평생 수고하고 노력하지만, 그러나 우리가 추구하는 그러한 것들이 결코 우리의 행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참된 행복을 얻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오늘의 말씀은 그 해답을 주고 있습니다.

1.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루카 12,15)

불가에서는 도(佛道)를 닦는 수행자가 반드시 경계해야 할 세 가지 독, 즉 탐.진.치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첫 번째 언급하고 있는 독은 탐하고 욕심을 내는 탐욕을 말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마음을 고요하고 평화스럽게 놔두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현인들이 저마다 탐욕을 버리라고 강조하였습니다. 인간의 탐욕은 한도 끝도 없습니다. 만약 우리가 거기에 노예 된다면 우리의 영혼은 즉시 오염되고 주님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요한 카시아누스는 바로 이러한 탐욕이 모든 악덕의 뿌리임을 지적하였습니다. 그래서 수도자가 자기 몸의 필요를 위해 1 솔리두스(로마 콘스탄티누스 황제 때 생긴 화폐)로써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2-3 솔리두스를 얻고자 노력하거나. 혹은 1-2벌의 수도복으로써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3-4벌의 수도복을 소유하고자 한다면, 이것이 바로 탐욕의 악덕에 걸려 넘어지는 것임을 담화집 제9권에서 지적하였습니다. 성 바오로 역시 티모테오 1서에서,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임을 언급하면서, 돈을 따라 다니다 보면 어느 덧 믿음의 길에서 빗나가게 되고 결국 몰락과 파멸에 이르게 됨을 지적하고 있습니다(1티모 6,10). 이런 측면에서 그는 탐욕이 또 다른 우상 숭배임을 지적하면서, 그러한 것들을 멀리하라고 특별히 오늘 독서에서 권고하고 있습니다.

2.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루카 12,20)

생명이 재산에 달려 있지 않음에도 재산을 믿으니 어리석은 자가 됩니다. 비록 부자는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놓았기에 쉬면서 먹고 마시고 즐길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오직 재산이 쌓여 있는 만큼만 가능합니다. 즉 그것은 영원할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어리석은 부자의 모습은 불가에서 말하고 있는 3가지 독 중에서 탐욕과 어리석음에 떨어졌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태로는 하느님 앞에 부유한 자가 결코 될 수 없으며 또한 그 날을 잘 맞이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는 지상적인 행복을 위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며 돈과 재물을 모으고 쌓지만, 그러나 언제든지 주님께서 부르시면 누구든 예외 없이 그분께 나아가야 합니다. 여기에는 남녀노소 구별이나 순서가 없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오늘 제1독서인 코헬렛은 태양 아래에서 애쓰는 그 모든 노고와 수고가 결국 바람을 잡는 일과 같고 허무임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말은 우리의 모든 세상적인 것들이 무가치하다는 것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 부유하지 못한 자로 행하는 그 모든 것이 무가치함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3. 여러분은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콜로 3,1)

우리 모두는 세례로써 이미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고 또 그분과 함께 살아났습니다. 그러므로 옛 인간과 그 행실을 벗어버리고 새 인간을 입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상적인 것, 현세적인 것, 즉 불륜, 더러움, 욕정, 나쁜 욕망, 탐욕 등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됩니다. 이것들은 우리를 오염시키고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참된 행복 그리고 영광의 유산을 위해 저 위에 있는 것, 하늘에 있는 것들을 생각하고 추구해야 함을 제2독서는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우리는 새롭게 되고 하느님에 대한 참된 인식, 하느님에 대한 참된 지식에 다다르게 됩니다. 옛 인간과 새 인간! 이것은 언뜻 보기에는 비슷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180도 다른 삶의 양식입니다. 옛 인간에 집착하는 한 우리는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질 수밖에 없지만, 만약 새 인간으로 거듭난다면 우리는 하느님께로 더 가까이 나아가게 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이란 매일 매순간 옛 인간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인간으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그날 그분께서 나타나실 때 우리 역시 영광 속에 나타나게 되고 동시에 영광의 유산을 받게 될 것임을 바오로 사도는 제2독서에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참된 행복!

이것은 우리 모두가 얻고자 하는 목표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좋은 직장이나 고액 연봉, 혹은 많은 재산이나 돈으로 얻어지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그것은 세상적인 가치들을 포기하고 천상적인 가치들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그러므로 무엇을 추구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살 것인가? 이것은 전적으로 오늘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부족한 우리들이 그리스도의 제자됨의 길을 충실히 살아갈 수 있도록 이 미사 중에 주님의 자비와 은총을 청합시다.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루카 12,15)

-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