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1독서에서 우리는 한 사람의 부르짖음을 듣습니다. 한 사람의 고통스런 호소를 듣습니다. 바로 너무나도 유명한 욥입니다. 욥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면서 말합니다. “인생은 땅위에서 고역이요, 그 나날은 날품팔이의 나날과 같지 않는가?” 더 나아가 하느님께 이렇게 부르짖습니다. “기억해 주십시오, 제 목숨은 한낱 입길일 뿐임을, 제 눈은 더 이상 행복을 보지 못할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제가 자세히 설명 안 해도 욥의 처지를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습니다. 참으로 암담할 뿐입니다. 어디에도 이런 상황에서 빠져나갈 구멍도 안 보입니다. 그 어디에도 행복을 찾아 볼 수도 없습니다.

인생을 체험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도 욥의 처지와 비슷할 때가 많습니다. 갑자기 닥친 생각지도 못한 일 앞에 전전긍긍할 때가 많습니다. 내 자신의 병이나 가족 가운데 한 사람의 병 때문에 그럴 수도 있고, 경제적 문제 때문에 그럴 수도 있습니다. 이런 처지에 있을 때 모든 것이 엉클어집니다. 자신의 생각도 또 외적인 모습도 점점 더 굳어지고, 내가 맺어가는 인간관계도 내가 하는 일도, 모든 것이 엉클어지고 뒤틀려집니다. 그래서 상황은 더욱 나빠지고 악화됩니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됩니까?

이때가 내가 우리가 그리스도를 찾아 나설 때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빛을 찾을 때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삶에 지치고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은 예수님을 찾습니다. 이것은 복음서는 아주 간단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녁이 되어 해가 지자 사람들이 앓는 이들과 마귀들린 이들을 모두 예수께 데려왔다.” 또한 예수님께서 외딴 곳에서 기도하실 때에도 사람들은 찾아와서 말씀드립니다. “모두들 선생님을 찾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사람들처럼 우리도 예수님을 찾아가서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예수 그리스께서 우리의 중심이시고 우리의 희망이시고 우리의 구원이십니다. 성 베네딕도는 우리 수도자들의 신원을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기도와 일을 하면서 하느님을 참으로 찾고 참으로 하느님을 뵙는다면 하느님의 뜻과 의향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됩니다. 하느님의 뜻은 우리의 고통과 슬픔이 아닙니다. 우리의 행복을 원하신다. 우리의 기쁨을 원하십니다. 우리의 행복과 기쁨이 하느님의 뜻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행복을 우리의 기쁨을 원하시는데, 왜 우리는 고통을 느끼고, 왜 슬픔을 느끼고, 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까? 그 고통과 괴로움과 슬픔과 스트레스의 원인을 앉아서 곰곰이 생각해 보면 결국 자기 자신한테로 귀착됩니다. 밖이 아니라 내 안에 그 무엇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영혼의 문제입니다. 내가 하느님 안에서 나의 본질, 나의 참된 자아인 영혼을 찾느냐가 문제입니다.

하느님의 눈으로 우리 자신을 보십시오. 그러면 그 안에서 나의 참된 실체이며 본질인 영혼을 느끼게 됩니다. 내 안에는 다른 사람 안에는 하느님이 창조하신 참되고 아름답고 온전한 영혼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복음 선포라는 것은 잠자고 있는 그 영혼을 찾아서 일깨워주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 복음의 치유 기적을 이렇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시몬의 장모를 비롯한 고통을 받고 있는 병자들을 하느님의 눈으로 보셨고, 그래서 그 사람 안에 있는 건강한 영혼을 그 사람으로 하여금 다시금 일깨워 주셨고, 그 일깨움이 현실로 된 것이 바로 치유였습니다.

이제 자신 안에 드러난 아름다운 영혼, 완전한 영혼을 발견한 사람은 현실의 문제 안에 숨어있는 궁극적인 미래를 봅니다. 아니 현실을 하느님이 원하시는 행복과 기쁨의 방향으로 창조해 나갑니다. 드러나는 현실만 본다면 그 누가 참담한 현실을 타계할 수 있겠습니까? 겉으로만 보이는 현상에만 매달려 있다면 그 현상에 갇혀 꼼짝 못하게 되고 맙니다. 타계할 어떠한 방향도 잡지 못하게 됩니다. 우리가 하느님 안에서 깨어난 영혼을 발견하면, 현실 속에 숨어있는 궁극적인 본질과 완성된 모습도 보게 되고, 굳건히 다시 설 수 있습니다.

지금 수도원 건축이 한창 진행 중입니다. 2년 전 화재가 났을 때 암담했습니다. 다행이도 한 형제도 안 다쳤지만, 앞으로 어떻게 재건해야 하는지, 건축 재원은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지 암담했습니다. 그러나 점차 저는 이미 완성된 건물을 내다보려고 노력했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감사하게 되고 힘도 얻습니다. 건축할 아이디어도 얻습니다. 타계할 방향도 잡게 됩니다. 이겨 놓고 하는 게임에는 그 게임에 우리가 임하는 마음과 자세가 달라집니다. 져 놓고 하는 게임은 힘들고 막막할 뿐입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이겨놓고 이미 승리해 놓고 인생이란 여정을 순간 순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의 영혼 안에서 하느님께 희망의 기도를 하면서 우리의 현실을 능동적으로 창조해나갑시다.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 영혼은 주님께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제 영혼이 당신을 찾고 있습니다.” 아멘.

인영균 끌레멘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