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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성 목요일 만찬 미사 강론: 진 토마스 신부 07-10-14 22:26:2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3214   
2006년 성 목요일 만찬 미사 강론

오늘 저녁부터 우리는 교회에서 말하는 파스카 성삼일을 시작합니다. 지금부터 부활 주일 저녁까지의 일흔 두 시간은 일 년 가운데 가장 거룩한 시간입니다. 이 기간을 정식으로 말하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의 성삼일입니다." 간단하게 말할 때에는 우리가 이것을 "Pascha"라고 합니다. 이 파스카라는 말을 우리는 보통 번역하지 않습니다. 어떤 성서 번역에서는 이것을 과월절 혹은 해방절이라고 옮기지만 성서학자들은 이 낱말의 본래의 뜻을 알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말이 바로 이 축일의 명칭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 축일은 하나의 기념제인데, 기념하는 내용, 기념하는 사건이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파스카라는 말 외에 다른 적합한 말이 없습니다.

파스카라는 말은 우리 구원의 핵심을 하나의 낱말로 묶어 주는 말입니다. 파스카라는 말은 우선 두 가지 역사적 사건, 대략 1300년 간격으로 이루어진 사건을 지적하는 말입니다.

그 하나는 기원전 1200-1300년경에 있었던 탈출사건, 유대민족이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된 사건이고, 또 하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사건입니다. 그래서 현재까지 유대인들의 파스카가 있고 그리스도인들의 파스카가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매년 봄의 첫 번 보름에 이집트에서 탈출하여 홍해를 건너서 자유와 독립을 얻었다는 사건을 기념합니다. 예수님 시대에 유대인들은 될 수 있는 대로 예루살렘에 가서 양을 잡아서 떡과 나물과 함께 그것을 먹고 포도주를 마시는 잔치를 지냈습니다. 가장을 중심으로 식사를 들면서 기도와 독서와 거룩한 대화를 하면서 탈출 사건을 기념하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렸습니다. 복음에 의하면 예수께서도 파스카 잔치를 제자들과 함께 지내셨습니다. 그러나 이제 예수는 이 잔치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셨습니다. 새로운 사건의 기념제로 만드신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유대인들이 이집트에서 첫 번째로 파스카 양을 먹던 그 밤에 이집트를 떠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먼저 파스카 음식을 먹고 그 다음에 탈출했던 것입니다. 파스카 사건 전에 파스카 예식이 거행되었던 것입니다.

이제 예수께서도 그와 같은 순서를 지키셨습니다. 예수께서도 당신의 파스카 사건 전에 그 사건을 기념하기 위한 예식을 제정하셨습니다. 그분이 구약에서 제정한 잔치를 지내시면서 앞으로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할 행사를 제정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예수께서는 이 파스카 잔치의 뜻을 바꿔놓으셨습니다. 이제부터 이 성찬은 이집트에서의 탈출이 아니라 새로운 탈출을 기념하는 행사가 되었습니다. 예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시오." 그때에 이 말씀을 들은 제자들은 예수를 기억한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직 똑똑히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바오로는 우리가 조금 전에 들은 대로 고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것을 분명히 설명했습니다. "주께서 오실 때까지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알리는 것"이라고 한 것입니다. 바오로는 여기서 '부활'을 언급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예수의 부활은 '오실 때까지'라는 말에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부활로써 예수께서는 그리스도와 주님으로 하느님 오른편에 앉게 되었으니 부활하신 주님으로 다시 오실 것입니다.

이와 같이 미사는 새로운 파스카 예식으로써 새로운 파스카 사건, 신약의 파스카 사건, 그리스도의 파스카 사건을 기념하는 행사입니다.

이 새로운 파스카도 옛 파스카처럼 한쪽에서 저쪽으로 건너가는 하나의 통과, 하나의 과정입니다. 옛 유대인들이 바다를 통과하여 노예 살이에서 자유로 넘어간 것처럼 예수는 수난과 죽음을 거쳐서 부활의 영광으로 건너갔습니다.

파스카 사건의 결과는 자유요 해방입니다. 옛날 이스라엘의 파스카의 경우 한 민족이 자유를 얻었는데 이제 그리스도의 파스카는 온 인류에게 자유를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믿음과 세례로 그리스도와 결합되는 사람들이 마귀의 지배를 벗어나 죄와 죽음에서 해방되어 새로운 삶을, 자유의 삶을 누리게 됩니다.

이것을 우리는 세 번째 파스카, 바로 우리 신자들의 파스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 세 번째 파스카, 우리의 파스카의 과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지금 통과하는 중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생활의 파스카의 신비, 우리가 계속 경험하는 파스카입니다.

우리는 우리 생활 속에 항상 두 가지 서로 반대되는 일을 발견하고 체험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우리 생활 속에 항상 양극이 존재한다는 것을 봅니다. 우리는 언제나 죽음과 생명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는 것, 생활 속에는 언제나 고통과 행복이 공존하고, 어두움과 빛이 공존합니다. 기본적인 구원은 이미 이루어젔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지금 아직 강박과 자유 가운데 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의 파스카가 경과라고 할 수 있는 이 여정에서 주님께서 성체를 통하여 우리에게 힘을 주십니다. 당신의 살과 피를 먹여 주셔서 목적지에 이를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예수의 살과 피는 파스카의 어린양의 역할과 만나의 역할을 동시에 합니다. 미사 때에, 새 파스카의 양이신 그리스도를 모실 때 우리는 기본적으로 해방되었다는 시실을 기념합니다. 또한 그분이 주시는 이 새로운 만나를 먹을 때 우리는 이 광정에서, 우리의 여정가운데에서 필요한 영양분을 얻게 됩니다.

이제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의 이 성사를 모실 때 그 기원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그날 저녁에, 제자들과 함께 식사를 하실때 예수께서는 십자가에서 바치실 몸, 거기서 쏟으실 피를 그들에게 주셨습니다. 그래서 그분이 '나를 기억하시오'라고 말씀하신 것은 당신의 희생과 사랑을 기억하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영성체를 할 때에 '아멘'이라고 하면 우리가 그분의 희생과 사랑을 인정하면서 우리가 가야 할 길도,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가는 우리의 길도 희생과 사랑의 길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거룩한 파스카의 기념제를 지낼 때마다 그리스도께서는 이 과정이 언젠가 영광스러운 부활로 끝날 것을 보장해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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