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에서 벗어나야 선을 향한 길이 열린다. <루카 11, 23-32> 2월 21일

사람이 바라는 자유는 악으로 얽매여 있는 것을 풀어주는 것입니다. 실오라기 같은 악에 메여있는 한 자유를 누리지 못합니다. 죄를 지으면 오랏줄로 몸을 묶거나 손과 발을 묶게 되는데, 참 자유는 묶인 것에서 풀어주는 자유가 필요합니다. 악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은 악의 결과를 알고 깨우쳐 주는 바른말을 들어야 가능합니다. 주님은 잃은 양을 찾아 나서기도 하지만, 있는 자리에서 죄악에 찌든 사람들에게 말씀으로 빛이 되고 생명이 되어 죄악에 엉키어 헤매는 사람을 바른길로 인도합니다.

저는 피정을 통해서 악의 상태를 깨우쳐서 일어나게 됩니다. 그러나 피정뿐 아니라, 생명의 말씀을 듣고 따르는 사람은 죄에서, 악에서 벗어나 선하고 의로운 삶을 삽니다. 바른길로 인도하는 소리는 우선 자기 안에 있는 양심의 소리이며 선을 향하고 악을 피하라는 명령입니다. 나의 깊은 곳에 움직이는 양심을 통해 듣고, 깨우치고, 선의 방향을 설정하게 됩니다.

둘째는 나를 사랑하는 부모님, 형제, 친구입니다. 공자님이 “두 사람이 길을 함께 가면 그중에 한 사람은 나의 선생이다.” 하셨습니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은 악에서 선으로 가도록 기도하며 권고하고 이끌어 줍니다. 나 외에 모든 사람은 나의 선생입니다. 주님은 부모님 외에 다른 사람을 통해 말씀하시며 깨우쳐 주십니다.

셋째는 역사입니다. 요사이 “건국 전쟁”이란 영화는 저는 어려서 경험하고 알고 있는 이야기이지만, 역사를 모르면 생소한 것입니다. 8·15 광복, 이북과 이남의 분쟁, 6·252전쟁 겪고, 4·19의 역사 속에 살고 군정 시대를 거쳐서 역사 속에 일어난 일을 눈으로 보고 듣고 하여 잘 알고 있습니다. 역사를 바로 보았는지는 내가 판단할 일을 아니지만, 듣고 본 것은 사실입니다. 성경도 하나의 역사적 현실이어서 요나 예언자의 행복을 표징으로 알려주고 주님의 십자가 죽음으로 분명하게 알려지고 증명되듯이 성경의 기록을 통해 우리는 죄악에서 벗어나야 함을 알게 해주십니다.

넷째는 자연의 현상입니다. 오늘 시편에 “주님이 빛으로 빛을 보게 하시고” 하듯이 하늘과 땅을 꾸미고 있는 자연과 아침저녁이 있고 생명에 필요한 것들이 말해줍니다. 물이 흐르듯 유용하고 깨끗하게 살고 “상선 여수”라는 말처럼 살도록 자연을 통해 말씀하시며 회심의 삶을 살도록 하십니다. 하느님 대신하여 말하는 요나 선지자의 말은 사제의 입만이 아니라, 온갖 기회에 들려줍니다.

주님의 말씀을 알아듣고 깨우쳐서 악에서 벗어나 선의 길을 걷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