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길을 선택하셔서 오신 주님의 뜻 <루카 1, 26-38> 12월 20일

주님은 왜 어려운 길을 선택하셔서 세상의 빛으로 오셨을까? 세상의 모든 일은 쉬운 길이 아니라, 어려운 길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주님이 오신 때는 세상이 더 이상 악하고 죄로 가득찬 시기가 없을 죄악의 절정에 이르렀을 때 오셨다고 하십니다. 힘들고 난제를 해결하는 길은 그에 해당한 굳은 결심과 준비된 것이어야 가능합니다.

그래서 어렵고 가장 가난하게 낮은 자세로 세상에 오셨습니다. 힘을 갖고 큰 집안에 명성을 떨치며 오셔서 윗자리에 서서 명하고 따르게 하시지 않고 어렵게 맨 끝자리를 선택하시고 오셨습니다. 시작부터 거창하지 않고 보잘 것 없는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시작은 하느님이 뜻 안에서 이루어졌습니다,

하느님은 하늘과 땅을 창조하시며 모든 것을 보기 좋고 아름답게 창조하셔서 사람을 진, 선, 미의 세상 낙원에서 살게 하셨지만, 사람의 자유남용으로 죄와 악이 들어와 스스로는 살아갈 길이 없어서 창조주 주님이 직접 오시어 굽은 길을 곧게 하시고, 웅덩이는 메꾸시고, 갈라진 길을 이어주시며, 막힌 길을 뚫어주시려고 오셨습니다. 믿음이 없는 세상에 믿음을 주고, 희망이 없는 곳에 희망을 주고, 기쁨이 없는 곳에 기쁨을 주시려고 험한 길을 오셨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은 구하는 사람 없으면 죽게 되고, 흙더미에 매몰된 사람 구하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잘못하여 미움 속에 외롭게 사는 사람을 사랑으로 용서하고 풀어주지 않으면 절망에 빠지게 됩니다. 하느님의 자비는 지옥에서 고통당하는 이들을 건져내시고 생명의 길로 인도하시며 주님은 몸 바쳐 십자가의 죽음으로 우리를 구하셨습니다.

지금은 기다리며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낮은 자세로 힘든 사람의 길에 들어서 길을 인도하시고 자유와 평화와 기쁨이 있는 곳으로 이끌어내야 합니다.

과학자는 있는 그대로 판단하여 은총의 지혜를 헛것이라고 하며 이에는 이로 갚아야 한다고 합니다. 있는 그대로 자연의 우위를 내세우지만, 있는 것으로만 가능하지 않고 없는 것을 있게 하시는 주님의 능력으로 가능합니다. 그래서 주님을 기다리며 찾아 나서게 됩니다. 어디에 주님 계실까요? 크리스마스트리 안에, 말구유 안에? 아니요, 추위에 떨고 역 대합실 노숙자 안에, 먹을 것을 찾아 문전을 두드리는 사람 안에, 잠자리가 없어 잠을 잘 수 있는 곳을 찾는 사람 안에, 무시당하고 버려지는 사람 안에, 외롭고 차디찬 교도소에 있는 사람 안에 오시고, 병들어 찾아오는 사람 없는 사람 안에, 요양원에 외롭게 누워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 안에 주님 오셔서 기다립니다.

저는 오시는 분 기다립니다. 아니 찾는 사람에게 주님의 은총을 전해주며 살려고 합니다. 어제도 네 사람 만나고 위로해주었습니다. 오늘도 언제 오실까 저를 찾으실까 기다리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