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면 깨어 일어나 걸어라. <루카 12, 35-38> 10월 24일

며칠 전 종합검진을 받는데 “하루에 얼마나 걷습니까?” 질문을 받고 “사실 저는 일어나 성당에 오가고 식사하러 식당에 오가는 것밖에 하지 못합니다. 밖에 나가면 누가 약간 옆에서 부축해주면 안전하게 걷고 앞으로 나갑니다. 나이 탓도 있지만, 오르막은 잘 오르지 못합니다. 그러나 억지로 걸을 수 있지만, 시간이 없어서 못 가게 됩니다.” 지난번 종합검진 때 “걸어야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라는 말을 듣고 새롭게 걸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오늘 “깨어서 주인을 기다리는 종은 행복하다.” 말씀을 듣고 이것만은 실천해야 한다고 마음먹고 시작한 일이 습관이 되어 아침 5시 기상인데 4시에 일어나 하루 일을 시작합니다. 지금 기상 종을 들으며 의자에서 일어나 성당으로 갑니다. 깨어나 걸어 새날 새 아침 주님을 만나 찬미 찬송하러 나갑니다.

성경을 보면 하느님 우리에 대한 사랑의 모습은 밤낮없이 깨어 계시며 우리를 기다리시는 분입니다. 작은아들의 비유에서 길 떠난 아들을 망루에서 밤낮으로 기다리다가 멀리서 오는 것을 보고 맨발로 뛰어 맞이한다고 하십니다. 잃은 양의 비유에서도 잃은 양을 밤낮으로 찾아 나서셔서 찾아 어깨에 메고 오신다고 하십니다. 인공위성은 지구 위에 떠돌며 밤낮없이 지구를 살피고 있습니다.

주인이 볼일을 보시려고 잠을 자지 않고 계시듯 우리도 주님을 찾아 만날 때까지 깨어 기다리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적어도 미사 때 말씀의 전례 시간에 들려주는 주님의 소리를 깨어서 듣고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미사가 끝난 다음 성당 앞에 서서 “오늘 복음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하고 물으면 100명 중 한 사람 대답할까? 알 수 없지만, 대부분은 기억하지도 않고 바람이 지나가듯 깨어 있지 못합니다. 집으로 돌아가며 무엇을 생각하며 갈까요? ‘앞으로 어떻게 살까?’ 하는 걱정, 하느님 말씀을 듣고 깨우치는 삶은 깨어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오늘 복음의 첫 마디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놓고 있어라.” 일하는 사람은 허리띠를 불끈 매고 눈을 뜨고 길을 걷고 앞으로 나갑니다.

주님과 함께 주님의 사람으로 주님의 말씀을 마음 깊이 새기고 주님의 집으로 걸어갑시다. 가야 할 길을 가고, 있어야 할 곳에 있으며 깨어 기도하는 하루가 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