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위에 어떤 건물인지가 중요하다. <루카 11, 27-28> 10월 14일

어떤 사람은 좋은 가문에서 태어나 좋은 교육을 받고 자라도 인품이 바르지 못하면 모든 것이 허사이며 아무 소용 없는 일생을 살게 됩니다. “모자란 자식이 효도한다.”라는 말처럼 기초가 잘못되어도 인성이 바르면 효자도 되고 세상에 유익한 사람으로 남아 있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형편을 보면 서울대학 졸업한 사람이 인맥을 통해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권력의 노예, 재물의 노예, 명예의 노예가 되어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것을 보면 건물의 기초위에 어떤 건물을 세웠는지가 문제이고 아무리 좋은 설계도가 있어도 설계도를 따라 짓지 않으면 부실 건물이 되어 무너지고 사라지게 됩니다.

우리나라만큼 교육제도 잘되고 교육열이 강해도 받은 교육을 진, 선, 미의 실현에 쓰고 살지 않으면 잘 지어진 건물이 한쪽의 부실 공사로 무너지는 것과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 주님의 말씀과 업적을 보고 주님의 기초를 높이 찬송하는 말에 “하느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더 행복하다.” 하십니다.

이 말에 인생의 행복이 다 있어서 세상을 떠나 광야로, 산속으로 피해 가서 하느님 말씀을 붙들고 일생을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수도원에 들어와서 말씀을 실천하며 산다고 하고 더 잘 지키려고 외국에 유학을 다녀와도 말씀대로 살지 않으면 그 지식과 알고 있는 것이 이기적으로 되어 자기를 스스로 높이고 모든 것 위에 살려고 해도 뜻을 이루지 못하고 수도원 떠나는 사람이나 자기 뜻대로 살려고 몸부림치는 사람들을 볼 때 ‘그건 아니다.’ 생각하며 살게 됩니다.

주님이 세상에 오셔서 사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으로 사셨다면 어떤 결과가 되었을까? 주님은 늘 “나는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러 왔으며 실천한다.” 하시며 가장 낮은 자리에서 사셨습니다. 궁궐 짓고 주인 행세를 하며 살지 않고 오로지 낮은 자리에서 마침내 십자가 밑에 깔려 넘어지고 가시관을 쓰시고 가장 큰 죄인들이 당하는 십자가형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이런 주님을 믿고, 희망하고, 사랑하고 산다는 것이 행복입니다. 주님 뜻 따르려고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고 어떤 세속적 즐거움을 저버리고 살려고 하니 따르지 않는 몸도 십자가 길에서 보듯이 세 번씩이나 넘어져도 일어나시고 저 높은 골고타산 위에 승리의 십자가를 세우셨으며 2,000년 역사를 빛내시며 그 높은 뜻이 저에게까지 이르렀습니다.

한쪽 귀에는“이래야 멋진 삶이다. 저래야 보람 있는 삶이다.” 하지만 저는 주님 안에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며 사는 것이 행복이라 생각합니다. 세상의 욕망을 채우려고 불법과 속임수 쓰며 불 속에 뛰어드는 사람이 아니라, 온갖 욕망을 불태우며 주님의 뜻을 따라 사는 삶의 행복을 알고 믿으며 희망하고 사랑하며 살고 있습니다.

주님이 가르쳐주신 기도문 중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하며 기도하듯 그 말씀을 지키며 사는 행복을 알고 알려주고 실천하며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