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은 다른 것을 만나야 제 역할을 한다. <루카 10, 39-42> 10월 10일

주님이 소금이 싱겁게 되면 밖에 버려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속담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라는 말처럼 사람도 서로 만남을 통해 인간적 가치를 드러냅니다. 혼자 고독하게 나만 생각하고 사는 것보다 다른 이의 말을 듣고 서로 응답해야만 가치가 있으며 멋과 맛을 내는 인간적 관계가 이루어집니다,

오늘 복음에 쉽게 알아듣지 못하는 말은 분주하게 음식 장만하는 마르타에게 “마리아가 제일 좋은 몫을 가지고 있다.” 하시며 주님의 발치에서 주님의 말을 듣고, 새기고, 더 큰 진실과 사랑에 임하도록 하셨습니다. 사실 우리의 행위 중에 북 치고 장구 치며 춤추고 노래하는 일보다 축제의 의미를 알고 참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집을 짓는 사람이 분주하게 기둥을 세우고 벽돌을 쌓는 것보다 설계도에 따라 집을 짓고 있는지를 살피고 점검하는 사람이 좋은 집을 짓는 데 필요한 사람입니다.

사람이 사람다운 일은 만남, 대화, 친교가 가장 소중한 것이며 인간적이며 영적입니다. 상담자를 만나서 두세 시간 대화를 나누면 기이한 현상을 보고 이런 말을 합니다. “우리 만남은 성령의 인도로 시작됩니다. 당신의 십자가는 수도원을 찾아서 만남을 위한 것입니다. 혼자 잠을 자고 쉬면서 기도를 따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나서 자기 문제를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화 속에서 답답한 마음 이해되지 않는 일을 놓고 처음에는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하지만, 끝에는 믿음과 희망으로 웃으며 환한 얼굴을 하고 평화로이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주님은 위대하시다.’하고 방으로 가며 평화로운 길이 되도록 기도합니다.

어제저녁에는 전화로 행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예전에 칠곡 경찰서장 하시다가 경북 경찰서장 하신 분이 저녁에 “사랑하는 신부님, 여기 몇 사람이 신부님이 보내주시는 글을 함께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며 전화도 바꿔주고 인사말을 하는데 어떤 선물보다 귀한 선물을 받은 마음이었습니다. 어떤 사제가 수도원에서 피정하고 돌아가는 날 저를 만나서 세 시간 이야기 나누고 “이제 피정의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하며 기쁘게 돌아가시는 모습을 볼 때 ‘만남은 소중한 것이다.’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소식을 주고받는 것이 제가 하는 일의 보람입니다. 주님도 아무리 좋은 것을 갖고 있어도 바로 듣고 보는 사람이 없으면 종이 속에 잉크 자국밖에 없습니다.

로사리오 기도는 주님의 구원 사업을 성모님과 함께 주님을 제일 가까이하신 분인 분과 마음과 소리를 맞추어 진실과 사랑을 나누는 기도라고 생각합니다. 참믿음과 희망과 사랑은 하느님 말씀이 내 안에 들어와서 소금이 음식에 들어가 짠맛을 내듯이 짠맛을 내는 믿음이 되어야 합니다. 외적 일에 분주하게 사는 것보다 차분하게 주님 말씀을 마음 깊이 새기고 주님을 찾아 만나고 대화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기도 중에 나만이 아니라, 주님과 함께 깊은 대화가 이루어지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