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은 정성과 사랑이 있어야 한다. <마르코 12, 38-44> 6월 10일

공동체가 움직이려면 공동체는 각기 가진 바를 나누어서 운영에 힘이 되어야 건전하게 공동체가 움직입니다. 가정 공동체도 각자가 능력껏 벌어서 살림에 보태야 원만하게 집안 살림을 하게 됩니다. 미사와 헌금은 주님의 내어줌과 드리는 사람의 정성과 사랑이 일치하는 것입니다. 저는 사제로서 어느 성당에서 미사 참례 및 드릴 때 주일이면 헌금통에 헌금을 봉헌하고 미사에 참례합니다.

헌금은 교회의 운영뿐 아니라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가 되어주는 사랑의 행위입니다. 빈 지갑을 채워주는 행위, 자기가 필요하듯이 다른 이의 필요에 응답하는 행위는 사랑의 시작입니다.

헌금의 사용도 거룩하고, 깨끗하고, 아름답게 사용해야 합니다. 자기 욕망이나 이기적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예를 들면 가난한 이들을 위해 모금한 돈을 사적인 이유로 사용한다면 이는 다른 이의 정성과 사랑을 훔치는 사람입니다.

후원금은 후원하는 목적대로 사용되어야 올바른 행위입니다. 나라도 국민으로부터 혈세를 받으면 그 목적대로 사용하지 않고 사적으로 사용하면 남용이며 국민의 혈세를 악용하는 행위입니다.

이같이 봉헌과 사용은 진실과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1960년도 본당에 부임하여 얻어먹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노인이 교무금을 일등으로 내는데 가장 적은 돈이지만, 가장 큰돈을 봉헌하는 사람이 저를 처음부터 감동하게 했고 헌금의 가치를 깨우쳐 준 일입니다. 교무금이라고 그 당시 헌금 100원도 드물게 내는 시절 헌금통 열면 일 원짜리가 쏟아지는 시절 교무금 200원 들고 저를 찾아와 “교무금입니다.” 할 때 “돈을 어디서?” 하니 일 년 내내 길거리에서 병뚜껑을 주워 고물상에 팔아서 모은 돈이라고 합니다. 밥을 주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사람이 교무금은 내가 노력해서 내야 한다는 정성과 사랑을 저는 사제 초반에 보았습니다.

정성과 사랑이 깃든 헌금과 교무금, 후원금. 돈이 더럽다고 하지만 정성과 사랑이 깃든 것은 거룩하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것입니다.

반대로 가난하게 생활하던 시절, 교회는 밀가루, 버터, 치즈, 옷가지를 나누어주는 곳으로 알고 다니던 소위 구제품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 시절이 지난 후 어느 마을에 방문하니 어떤 신자가 나와서 “저는 이제 성당에 안 나가렵니다. 찾아오지 마세요.” 합니다. 예전 신부는 “무엇을 주면서 성당에 나오라고 했는데 지금 신부는 헌금, 교무금 달라고 하니 못 나가겠다.” 하는 소리를 듣고 마음이 아픈 적도 있었습니다.

그 후 교회 운영을 위해 교무금 책정 시기만 오면 괴로운 시절이 1970년까지 있었습니다. 교무금을 두고 신자와 옥신각신하면서 교회 운영을 하다가 실망해서 사제직을 버리려 한 적도 있었습니다. 피정하면서 하느님 현상을 보고 느끼며 저도 돈이 아니라, 정과 사랑을 느끼고 깨우쳤습니다. 6년간 수도원 안에서, 수녀원에서 생활하다가 70세 은퇴까지 본당 사목을 했습니다. 지금은 헌금이나 교무금으로 시비나 관심 없이 살면서 기도와 일을 합니다.

헌금은 하느님께 받은 것을 정성과 사랑으로 돌려드리는 것입니다. 내가 헌금한 돈으로 교회공동체가 움직이고 성장해 나갑니다.

후원금과 헌금, 교무금은 하느님과의 관계여서 정성과 사랑이 깃들도록 기도합니다.

내일 성체 성혈 축일 잘 준비하는 시간 되도록 정성과 사랑을 준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