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을 잃으면 모든 조건을 갖추어도 소용이 없다. <요한 15, 26-16, 4ㄱ> 5월 15일

겉모양이 갖추어 있어도 그 몸이 움직이는 힘이 없으면 오양은 멀쩡해도 움직임이 둔하고 가야 할 길도 못 찾고 가지도 못합니다. 정신을 잃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젊은 사람이 우울증이나 조울증이 생기고 자신감을 잃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무능한 존재가 됩니다. 하느님 영의 본질은 믿음, 희망, 사랑의 정신입니다. 이 셋은 공동체에 절대로 필요한 조건입니다. 희망이 없는 믿음이나 사랑이 없는 희망은 힘이 없습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주여, 주여! 하는 이가 네 형제요 자매가 아니라,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하십니다. 영의 활동은 너와 나 안에 즉, 우리라는 공동체 안에 움직입니다. 성령을 충만히 받으려면 독단적 행위나 믿음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주님과 함께하면서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 하듯이 공동체 안에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치매에 걸려 앞뒤를 분간 못 하는 것은 내가 누군지, 내 앞에 있는 이가 누군지 알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죽기 전까지 주위의 사람을 알아보고 인사를 나누며 “잘 있어요” 할 수 있는 정신을 가지고 길을 떠나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정신을 잃으면 내가 누군지 내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모르고 몸과 마음이 헤매는 삶을 살게 됩니다. 정신을 차리고 영의 활동을 기대하는 사람은 기도하는 사람입니다.

말씀을 듣고 마음에 새기고, 대화를 나누고, 하느님과 일치하는 삶을 살 때 영은 각자 안에 살아 움직입니다. 말을 잊어버리고 말을 하지 않으면 정신은 점점 흐려지고 행동에 장애가 생깁니다. 제가 이 나이에 글을 쓰는 것은 글을 쓰려는 의지와 습관적 행위입니다. 오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속으로 되새기며 생각하고 생각하는 삶이 저를 새로운 생각에 들게 하고 글을 쓰게 합니다.

저를 새로운 변화의 세계로 이끌고 갑니다. 교회는 변화의 자세가 있어야 새로움을 갖게 됩니다. 있는 것 자랑하거나 힘이 있다고 힘자랑하거나 자랑할 것만 찾으면 변화는 없어집니다. 겸손과 온유함으로 받아들이고 긍정적 사고로 살아갈 때 공동체는 힘을 받고 힘을 쓰게 됩니다.

아침에 그날이 새날 새 아침이 되어 늘 새롭게 살기를 기도합니다. 깨어있는 정신을 갖고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