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말씀을 바로 듣고 깨닫는 사람 되자 <루카 8, 4-15> 9월 17일

진실을 진실대로 듣지 못하고 들은 것을 마음 깊이 새기지 못하면 들은 말은 의미를 잃어버립니다.

철학은 묻고 들은 바를 깊이 알아듣고 새기는 학문입니다. 신학을 배우기 전 철학을 배우지 않으면 신학적 의미를 깨닫지 못합니다. 철학은 존재의 의미를 알아내는 것입니다.

시편을 한 편 읽으며 기도하더라도 시편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면 소귀에 경을 읽는 것과 같습니다. 시편은 그 시대의 역사적 의미와 말의 의미를 알고 누가 누구에게 듣고 응답하는지 알고 오늘 이 시대에 어떤 의미를 갖고 기도하느냐에 따라 시편 기도의 뜻이 살아나고 결실을 보게 됩니다. 이같이 하느님의 말씀은 역사적 의미와 노래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그 의미가 나타납니다.

유행가도 어떤 사람이 작사했으며 어떤 환경에서 노래가 불리는지 알고 노래를 듣거나 해야 감정이 통하고 눈물도 나고 감탄도 됩니다.

밭에 뿌려진 씨앗의 비유는 하느님 말씀을 어떤 시대, 어떤 사람에게 전해주신 말인지를 알고 지금 듣는 사람이 누군지를 알아야 비옥한 땅에 떨어진 씨앗이고 잘 자라고 결실을 보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우선 전해주는 말씀을 진실하게 듣고 들은 말을 비옥한 땅에 품고 있듯이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각자 안에서 살아 움직이며 감동과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오늘 아침 시편 8장을 기도하다가 6절 “신들<천사>보다 못하게 만드시고 영광과 존귀의 관을 씌워주셨습니다.” 하시며 인간의 창조를 설명하는 말을 듣고 깊이 깨달은 바는 악마는 천사에게서 나왔다고 알고 있었는데 천사 안에서 악마가 나왔다면 인간 안에는 그보다 더한 악한 존재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천사가 악마가 된 근본적 이유는 교만이었습니다. 인간도 자존심, 자만심, 우월감이 악의 원인이 되다는 것을 깨닫고 가난한 마음, 겸손과 온유만이 선의 원인이고 “좋은 땅에 떨어진 것은<씨앗은>,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 인내로써 열매를 맺는 사람이다.” 하신 것같이 주님의 말씀을 바로 알아듣고 깨닫고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천사가 악마가 되면 천사가 되는 기회가 없는 것처럼 교만한 사람은 회심의 기회가 없습니다. 말씀을 듣고 자신을 낮추며 겸손함을 통해 회복의 기회를 얻게 됩니다.

예전에는 죄를 지으면 “상등통회, 하등통회”를 통해 죄의 용서를 받는다고 말하면서 또한, 죄를 지으면 모든 은총을 다 잃는다고 하여 “회복의 기회를 어떻게 얻는가?” 물으니 “하느님은 한가지 겸손, 자기를 낮추는 자세는 거두어 가지 않으신다.” 하면서 회개의 기회가 있다고 듣고 어떤 처지에 있어도 겸손하고 자기 탓을 뉘우치는 은총을 남겨주신 하느님께 감사합니다.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주님의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비나이다.” 좋은 땅에 열매를 맺듯 사랑의 열매를 맺으며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