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있다는 것은 함께 행하는 것이다. <루카 8, 1-3> 9월 16일

“주님과 함께”라는 신앙고백을 하지만, 함께 있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고 행함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한 공동체 안에 있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함께 손을 맞잡고 앞으로 걸어가고 성장해야 합니다. 수도자로 사는 것은 한 건물 안에 사는 것만이 아니고, 그 안에서 필요한 일을 함께하는 것입니다. 오늘 주님을 따르는 사람이 구경하거나 바라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일을 힘껏 돕는 일입니다. “그들은 자기 재산으로 예수님 일행의 시중을 들었다.” 하십니다.

사람이 모인 곳에는 일이 있게 마련이고 그 일은 한 사람의 몫이 아니라, 모두의 몫입니다. 내가 무엇을 해야 이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지 살피고 알아내야 합니다. 이것을 감지하지 못하면 쓸모없는 합치이며 함께 사는 의미가 없어집니다. 미사에 나온 사람이 미사 때 함께한다고 말하지만, 함께 행동하지 않으면 미사의 구경꾼밖에 되지 못합니다.

수도자는 형제들과 함께 있어야 하며 함께 생활해야 합니다. 함께 기도하고, 함께 먹고 마시고 쉬고, 함께 생각하고, 함께 고통을 나누며 죽은 후에도 한자리에 뭉칩니다.

가정도 함께라면 존재 자체부터 함께이며 함께 살아야 합니다. 기도도 함께, 식사도 함께, 봉사도 함께, 나눔도 함께, 휴식도 함께... 한 사람은 산으로 가고 한 사람은 바다로 간다면 “함께”가 아닙니다.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하면서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산다면 함께 있어도 함께 사는 것이 아닙니다. 민주주의 시대라고 하면서 각자 자기주장만 하면서 자기 이익만 충족하려고 한다면 나라가 나라답게 존재하지 못합니다. 함께 살려면 자기 욕심대로가 아니고 정의로운 양보, 자비로운 용서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한 본당에 신자들이 편 가름을 통해 “내 편, 네 편”하며 함께 살지 못하면 하느님의 복음은 전해지기 전에 사라져 버립니다. 모두가 주님 편이어야 합니다. 초대교회 때부터 “바오로파다.” “아폴로파다.”하며 편 가름이 있었지만, 이는 올바른 주님의 길이 아닙니다. 성부, 성자, 성령의 일치를 믿고 믿음의 사람으로 매일 성호경을 놓으면서 내 안의 성부, 성자, 성령이 주님 십자가의 사랑 안에 하나인 것처럼 하나로 살아가는 것이 참믿음과 희망과 사랑입니다.

함께 존재하는 우리는 생각, 말, 행동이 너와 나 사이에 하나로 살기를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