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자보다 더 주님 따라 사는 사람들 <루카 7, 1-10> 9월 12일

교회 안에는 수도자나 성직자보다 더 하느님 뜻을 따라 사는 평신도가 많이 있습니다. 오랜 역사 안에서 하느님을 찾고 그 계명을 지킨다는 사람보다 외인으로서 하느님을 모르는 사람이 하느님으로 세상에 오신 주님을 알아보고 신뢰하는 모습에서 주님은 “이스라엘 안에서는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하시며 로마의 백인대장을 들어 말씀하시는 소리를 듣게 합니다.

우리나라는 하느님을 전하는 사람의 소리를 듣고 믿음을 가진 것이 아니라, 연구하며 알아보고 믿어서 평신도 믿음의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순교자들의 역사를 살펴보면 언행 하나하나가 믿음의 표본이 되고 현대 믿는 사람의 귀감이 됩니다.

저는 교회는 더 평신도의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교회 자체도 평신도 적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티칸 2차 공의회는 분명히 교회는 평신도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전례의 변화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 나라 말로 미사를 봉헌하고 신자들이 “미사 보는 것”이 아니고 “참례”라는 말로 바뀌었지만 지금은 “미사 봉헌”이나 “미사 드리러 간다.”는 말로 바뀌어야 합니다. 미사는 사제만 드리는 것이 아니라, 참례하는 신자들도 미사를 드리는 사람입니다.

저는 가끔 수도원에서 아침 미사 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더우나 추우나 수도원 미사에 오시는 분들이 정신없이 미사에 드리는 수도자나 안 나오는 수도자보다 훨씬 믿음이 강한 사람으로 바라봅니다. 오래전에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어느 본당 신부가 회장급 신자를 못마땅하게 생각해서 사람들 보는 앞에 창피를 주고 “당신 같은 사람 성당에 나오지 말라”고 했지만, 계속 성당에 나오는 것을 본 다른 신자가 “회장님은 벨도 없습니까? 성당에 나오시게요.” 하니 회장님 “신부 보고 믿음을 갖고 살지 않았습니다. 하느님 믿고 성당에 나왔습니다.” 했다고 합니다.

오늘 백부장의 믿음은 하느님을 믿는 마음이 있어 회당도 지어주고 자기 노예라면 로마 사람이 아닌데 사람을 귀하게 여기어 구해주고 회당에서 들었는지 메시아의 오시는 것을 듣고 알았을 것으로 짐작하지만, 구세주의 오심을 믿고 따르는 사람이었습니다. 믿음은 들어서 사람을 통해 들어서 알지만, 자신 안의 강한 믿음은 하느님과 나만의 문제입니다. 한번 믿고 따르게 된 주님, 어떤 장애도 뛰어넘고 믿음을 지켜야 합니다. 제단을 돌려놓은 것은 주님을 사제를 통해 찾아보고 믿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을 믿고 찬미찬송 드립니다.

주님만이 모든 이의 중심이며 믿음의 완성임을 알고 주님을 따라 살기를 기도합니다. 우리는 너 안에 있는 하느님이 아니라, 내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믿기에 어떤 장애도 극복하며 여기까지 살아왔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