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건강을 살 수 없고 행복도 살 수 없다. <루카 12, 15-21> 9월 10일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지위가 높아도, 명예가 넘쳐도 건강을 지키지 못합니다. 재벌들도 나이가 들어 건강상의 이유로 세상을 떠나고 2세, 3세가 대를 이어갑니다. 대통령 자리에 있었어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고, 명성이 높아도 자기 건강을 지키지 못합니다. 많은 사람은 돈만 있으면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높은 지위에 있으면 모든 것을 성취한 것으로 생각하고, 높은 명성을 바라보고 서두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시간에 살다가 영원한 세상에 살게 되어 있어서 “하느님 앞에 부유하고 힘이 있다고 알려져야 합니다.” 하십니다. 저는 이 길을 어려서부터 알고 초등학교 졸업 때부터 하느님의 종으로 살려고 마음먹고 여기까지 온 사람으로서 자신 있게 말합니다.

3년 전 췌장에 돌이 있어 자라면 고생하고 죽게 된다고 해서 많은 돈이 드는 서울 아산병원에 10일간 입원하여 살아보려고 했습니다. 죽음까지 생각하며 입원 생활을 하다가 하루에도 몇 명씩 죽어가고 한쪽에서는 장례식이 계속되고 온갖 주사기를 열 개도 더 차고 오가는 환자를 보고 저는 아직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하고 퇴원했습니다. 생명은 하느님 손에 있고 하느님 허락하는 한 살다가 하느님 앞에 가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한가위를 즐기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이어야 가능합니다. 코로나로 병실에 격리되어 있거나 한 가정에 코로나 환자가 있으면 이날을 기쁘게 맞이할 수 없습니다. 나이 들어 움직이지 못하는 요양원의 사람들, 집에도 못 가고 찾아오는 사람도 없는 사람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명절날, 오곡백과가 넘치는 시대에 굶주리는 가난한 이 생각하고 건강하지 못해서 외롭게 지내는 사람들 생각하며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풍요를 느끼면서 풍요 밖에 있는 사람 생각하며 오늘 미사 때 조상들 생각하고 특별히 소외된 사람들 생각하며 기도와 미사를 드려야겠다고 마음먹고 글을 쓰며 기도합니다.

권력, 재력, 명예가 있어도 병으로 가고 싶은 곳을 가지 못하는 사람, 안보나 사회 안전을 위해 집에도 못 가는 공무원, 경찰, 소방관, 일터를 지키는 사람, 지난 태풍으로 집을 잃고 수용소에 있는 사람, 온갖 장애로 모여서 한가위를 즐기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어떤 일로든 슬픔을 맛보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며 온갖 고통 증에 있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