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일생 몇 번 다시 태어나는가? <루카 3, 15-16. 21-22> 1월 9일

철학자인 안병욱 교수는 인생을 4단계로 말했습니다.

1) 생물학적 탄생. 어머니 태 안에서 세상에 나왔을 때

2) 성장해서 짝을 만나 결혼한 후

3) 종교적 탄생. 세례성사로 하느님을 알게 될 때

4) 사회적 탄생. 자기 일을 찾고 일정한 직업을 가질 때

5) 생의 종말. 죽음으로 다음 세상에 태어날 때까지

저는 몇 가지 더 첨부하고 싶습니다. 아니, 더 자세한 설명이 따라야 합니다.

독신으로 사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저 같은 사람은 수도자로 서원하며 사제직을 받았으니 2번에 해당하지 않지만, 새롭게 태어나 남이 가지 않는 인생길을 가고 있습니다. 종교적 탄생도 모두가 아닙니다. 하느님을 모르고 사는 사람, 종교 없이 사는 사람과 다른 세계를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오늘 주님의 세례 축일, 종교적 탄생에 관해 더 자세히 말하고 나의 종교적 삶의 깊은 의미를 묵상해봐야 합니다. 주님이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은 순간 하늘이 열리고 아버지 하느님은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하시고 성령은 비둘기 모양으로 나타나 하늘의 빛을 비추고 성자는 물로 세례를 받는 모양으로 성부, 성자, 성령이 함께 사람들의 눈앞에 나타나시어 세례성사의 의미를 드러냈습니다.

우리가 세례받을 때 물로 이마를 씻어 내리며 외우는 경문은 “나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아무에게> 세례를 주노라.” 하시며 이마에 기름을 바르며 “물과 성령으로 다시 나게 하셨으니. 주의 백성이 된 이 형제가 사제로서 예언자이시며 왕이신 그리스도의 지체로 살다가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아멘.” 하며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났음을 증언합니다.

그리하여 새로운 탄생과 사명을 주십니다. 그러면 종교적 탄생과 사회적 탄생의 의미를 함께합니다. 세례받은 사람은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내 안에 사십니다.

세례자는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제2의 인생입니다. 본래 하느님의 자녀이지만, 세례로 더욱 굳은 관계를 맺게 됩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받는 자녀로 삽니다. 이는 굳은 믿음의 약속이며 죽기까지 지켜야 할 의무입니다. 그 후 권리가 주어집니다.

기름 바르며 그리스도의 왕 직, 사제직, 예언 직을 받게 되어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으로 세상의 하느님 나라 봉사자, 나눔의 사도, 친교의 사도로 하느님 말씀의 봉사자, 나누는 자, 전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생물학적 탄생으로 얻은 생명을 유지, 보존하려면 잠시도 숨을 멈춤 없이 숨을 쉬어야 하는 것같이 종교적 탄생도 하느님이 자녀답게 항상 깨어 기도하는 삶이어야 합니다. 또한, 음식을 먹고 속에서 소화해서 생명의 영양분이 되는 것같이 하느님의 말씀을 받고 성체성사를 통해 살아야 믿음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 숨 쉬는 것 중단하면 죽음이 오는 것같이 기도를 중단하면 하느님과의 관계도 중단됩니다.

항상 깨어서 기도하는 사람만이 종교적 생명을 유지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왕처럼 봉사하고, 사제처럼 나누고, 예언자처럼 전하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이것이 세례성사로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난 진실하고 사랑이 깃든 삶입니다.

모두 하느님의 자녀로 영원한 생명에 참례할 때까지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로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