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막은 나그네가 멈추어 쉬는 곳 <루카 5, 12-16> 1월 7일 

한양 길은 먼 길이며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강을 건너 산을 넘고 피곤한 몸을 주막에서 쉬지 않으면 끝까지 갈 수 없습니다. 인생은 나그넷길입니다. 긴 세월 쉬지 않고 살 수 없어 휴식이 필요합니다.

멈춤과 쉼은 새로운 활력소가 됩니다. 오늘 주님은 사람들 안에서 시달리다가 외딴곳으로 피해 물러가 기도하셨다고 하는 것은 활동을 더 잘하시기 위한 준비입니다. 고속도로에 휴게소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졸음쉼터는 참으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지구가 자전으로 밤과 낮이 있다는 것, 삶의 중요한 질서입니다. 밤낮없이 일하는 사람은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운전에 제일 위험한 것은 졸면서 운전하는 것인 것처럼 지친 몸으로 일을 하면 일의 성과도 없고 일을 망치게 됩니다. 세상은 휴일이 있고 휴가가 있고 휴양이 있고 멈추고 쉬는 날이 있습니다.

“기도하고 일하라”라는 말처럼 일을 더 잘하기 위한 기도 시간은 절대로 필요하고 믿음을 굳게 하려는 사람도 기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수도자는 외딴곳 각자 자기 방입니다. 방은 기도의 방입니다. 주님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방입니다. 독방만큼 조용한 기도 방은 없습니다.

어느 날 시간을 놓쳐 일어나지 못해 기도하러 성당에 못 가서 방에서 성무 일도를 하다가 기도의 활력을 느낀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나의 개인 기도보다 규칙이 우선이어서 성당에 모여 공동으로 바치는 기도 시간을 중요하게 여겨 매일 성당으로 갑니다. 가끔 그런 시간이 오면 이용할 뿐입니다. 우리는 성체조배나 개인 기도 시간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주님은 중요한 일을 앞두고 올리브 동산에서 기도하시는 모습은 참으로 우리에게 모범이 됩니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서두르며 앉아서 걱정만 하거나 두려워만 하지 말고, 기도 시간을 조용히 갖고 주님과 대화의 시간을 가지며 어려운 일을 해결해나가야 합니다.

피정 시간을 가져보세요. 하는 일을 놓고 피정 기도 시간은 참으로 삶의 활력소가 됩니다. 각 수도회에 피정의 집을 마련하여 신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습니다. 휴가 시간을 피곤한 여행이나 관광만 하지 않고 피정을 겸한 휴식 시간은 일거양득입니다.

저는 신앙을 잃어버리고 사제직까지 잃을 뻔했는데 피정을 통해 주님을 뵙고 다시 일어나 주님의 사람으로 살고 있으며 그 시간의 느낌은 일생 저를 하느님 곁으로 인도합니다.

저는 오늘부터 주일까지 약간 긴장의 시간입니다. 한 본당에서 5~6명의 신자가 몇 년에 한 번 수도원 손님 집에서 거처하며 피정하러 오시는데 상담과 피정 지도를 하려면 성령의 힘이 필요합니다.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준비하고 있지만, 침묵과 기도가 필요합니다. 기도 외에 다른 것이 없습니다. 그들이 주님을 만나고 더 깊은 믿음의 삶으로 이끌어주시기를 기도하면서 기다립니다. 믿음의 길 주막은 피정입니다. 조용한 곳을 찾아 주님을 만나고 이야기 나누며 주님의 말씀을 듣고 따라 살려는 사람은 언제나 행복합니다.

믿음의 길에 멈추어 쉼 속에 행복이 깃들기를 기도합니다. 거울을 보는 시간은 잠깐 멈추어 자기 모습을 보아야 바로 되었는지 알게 됩니다. 거울을 보듯이 기도 속에서 자기 모습을 바로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