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마음이 담긴 주고 받는 행위 <마르코 12, 38-44> 11월 7일

우리는 악을 행하는 사람과 선을 행하는 사람 안에 살고 있습니다. 악을 행하는 것은 불의하고 잘못된 행위이지만, 선을 행하는 사람이 자기 낯을 내려고 어떤 이익을 탐하고 더 좋은 것을 얻으려고 한다면 아니함만 못합니다. 또한, 선을 행하고 자랑하려거나 자기를 드러내려고 하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나는 이런 사람이야. 나는 좋은 학교도 나오고 좋은 집안에서 낳고 훌륭한 부모를 두고 가진 것도 많다고 자랑삼아 행하는 선행은 마음이 없어도 필요에 따라 행하는 선행입니다.

오늘 복음에 율법 학자들이 높은 자리에 앉아 행하는 일을 책망하시며 가난한 과부의 작은 헌금을 부자들의 많은 헌금보다 많이 넣었다고 칭찬하시며 가진 바를 다 넣었다고 하십니다. 이런 선행이 마음이 담긴 선행입니다.

교회가 유지되고 찾아오는 가난한 이들을 도우려면 신자들의 헌금이 필요합니다. 주일 헌금, 교무금 외 특별 헌금으로 교회는 운영되고 유지됩니다. 독일 같은 나라는 종교세를 내고 나라에서 교회에 운영비를 주지만 이런 체계가 되지 않은 나라는 교회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헌금을 내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저는 40여 년을 본당신부로 살면서 헌금과 교무금으로 인해 감동도 받고 실망도 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첫 본당 때는 1960년도여서 가난한 신자들의 헌금이나 교무금으로 교회를 운영하기 힘이 들어 수도원에서 매년 예산의 얼마를 받아 교회 운영을 했지만 이런 아름다운 일도 경험하였습니다. 본당 구역 농막에 사는 가난한 할머니가 있었는데 집마다 밥을 얻어먹으며 생활하는 분이 교무금은 제일 먼저 적은 돈이지만 내주셨습니다. 알고 보니 길거리에서 병뚜껑, 못 같은 것 주워서 고물상에 팔아 그 돈을 교무금으로 내주셨습니다. 얼만 귀한 돈입니까? 그러나 교회에 도움을 구하는 사람은 많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관공서는 가난한 나라 살림으로 힘들게 살았습니다. 하루는 경찰 서장이 저를 찾아와서 지금 유치장에 겨울이면 난방이 안 되어 유치인이 춥게 지내야 해서 불쌍하니 온돌을 놓아달라 하여 제가 아낀 돈으로 놓아주고 나니 연탄까지 부탁하여 신자들에게 부탁하여 해결해준 일도 있습니다. 교회가 지역사회에 함께 살려면 지역에서 일어나는 고통스러운 일도 돌보아야 합니다. 우리 본당만 잘되면 다 되는 것이 아닙니다. 성주 지역에 큰 홍수가 난 해에 본당 25주년 행사 준비하다가 다른 사람은 홍수로 죽고 농사를 망치고 집도 떠내려가고 하는 데 우리만 즐기고 축제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그 준비된 전액과 각 가정에서 옷가지를 모아서 한 트럭 분 가지고 함창 상주 공소까지 찾아가면서 나누어주고 딱한 사람은 제 주머니에 가진 것을 전부 털어주고 다녀온 일도 있었습니다. 나라가 세금을 정의롭게 사용해야 하지만 교회도 신자들의 헌금을 의롭고 보람있게 사용하면서 복음 전파에 힘을 써야 합니다. 마음만 있으면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마음만 있으면 작은 것이 큰 것이 되고 많은 사람이 겨자씨 비유처럼 교회 안에서 숨 쉬고 행복해집니다.

모두 마음이 담긴 헌금을 내고 보람있게 사용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