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과 함께 복음을 전하자 <루카 9, 1-6> 9월 22일

아무리 좋은 것도 알려지지 않으면 알 수도 없고 자기 것이 되지 못합니다. 지금 방송이나 인터넷이나 유튜브까지도 광고와 알림을 합니다. 어떤 알림은 믿을 수 있는지 참인지 의심도 하고, 광고 내용이 깨끗하고 진실 그대로인지, 믿음이 가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제가 믿는 주님은 창조 때부터 예언되고 알려진 하느님이시기에 믿음을 가지고 주님 시대부터 따르고 전해져서 온 인류가 방방곡곡에서 믿음을 살고, 믿음으로 생명을 얻고, 많은 이의 생명이 됩니다. 오늘 주님은 전하는 사람의 기본자세를 말씀하십니다.

전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갖고 가지 말라고 하시며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함께 기쁜 소식을 전하려면 주님과 함께 가야 합니다. 믿음을 가진 사람이 코로나 시대를 견디는 것은 주님과 함께 있을 때입니다. 하느님 우리를 창조하실 때부터 “우리의 모습을 닮은 사람을 만들자” 하시며 창조의 으뜸이 되게 하셨습니다. 서로 사랑하면서 원수까지도 용서하고, 아무리 보잘것없는 사람도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가 하느님 모습으로 창조되어 하느님 나라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 “함께”라는 말은 일치라는 말입니다. 일치의 뜻은 내가 있는 자리에 네가 있고, 네가 있는 자리에 내가 있다는 말입니다. 미사 때 우리는 여러 차례 “주님과 함께”라는 인사말을 주고받고 영성체로 몸과 몸의 일치를 체험하게 됩니다. 저는 미사 끝 인사말 중 가장 좋은 말은 “주님과 함께 가서 복음을 전하시오.”입니다.

예전에 어떤 열심한 신자가 기차를 탈 때 기차표를 한 장 더 샀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기 옆자리에 주님의 자리를 마련하려고 했다고 하지만, 사실은 내가 있는 자리가 주님의 자리입니다. 내 안에 주님이 살아 움직이셔야 합니다.

주님이 “하느님의 나라가 임하였으니 회개하여라.” 하심은 주님 자신을 하느님의 나라로 표현하신 것입니다. 주님의 기도 중 “하느님 나라가 임하시며“는 저 멀리 있는 하느님 나라가 이 땅에 옮겨오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현존이 바로 하느님 나라이고, 주님이 계신 곳에는 자유, 평화, 기쁨이 넘치는 나라가 생생하게 살아있게 됩니다. 하느님 나라가 임하신 곳에 내가 있어야 하고, 있다는 것은 십자가 제사로 증명됩니다. 그리하여 미사 끝에 주님과 함께 가서 복음을 전하게 됩니다.

“전한다.”라는 말은 입으로 “주님을 믿으세요.” 하고 소리 지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있는 곳에 자유, 평화, 기쁨이 넘치도록 사는 것입니다.

교회가 서 있는 곳에 자유, 평화, 기쁨이 넘쳐 흘려야 복음이 전해집니다. 제가 어느 날 서울에 가는 기차를 타니 자리 하나가 비어 있었는데 바로 수녀님 옆자리였습니다. 그래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옆자리에 앉으니 수녀님이 살짝 창문 쪽으로 향하기에 ‘나를 피하는구나’ 생각하고 말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수녀님이시네. 천주교를 알고 싶은데” 하고 질문을 하니 얼굴이 굳어져 아무 말도 하지 않기에 좀 더 말을 걸어도 대답이 없어 “수녀님, 사실은 저는 왜관 수도원 아무게 신부입니다.” 하니 얼굴을 돌리며 안도의 모습으로 바라보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서울까지 갔던 일이 있습니다.

주님이 함께 가는 길은 두려움도 없고, 무거운 짐도 가볍고 나의 힘 되어 주십니다. 시편 17을 기도하면서 더욱 주님과 함께 있다는 것 참으로 행복이며 기쁨입니다.

주님의 빛으로 빛이 되고, 주님의 사랑으로 사랑 되어 세상에 기쁜 소식인 하느님의 나라가 전해지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