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함과 풍요로움을 함께 즐기자 <루카 12, 15-21> 9월 21일

저 높이 뜬 달이 내 달이 아니고, 그 밝은 태양이 나만 위해 있지 않고, 청명한 가을 하늘이 나만 위해 있지 않고, 모든 이가 즐기고 기뻐하고 행복해지기 위해 있듯이 풍요와 풍성함은 나만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온 인류를 위한 것이며 함께 나누고 함께 즐기라는 것입니다. 한가위 추석 명절을 정해 5일이나 쉬는 날은 돈 많은 사람은 해외여행 가고 자기들끼리 즐기고 춤추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온 누리가 이 계절의 풍요로움과 풍성함을, 특별히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이 내리고 함께 즐기라는 것입니다. 누구와 지냅니까? 무엇을 나눕니까? 죽은 조상에게 감사와 보은의 마음으로 제사를 올리고 가족들을 만납니다. 옆에 있는 형제나 나이 들어 움직이지 못하는 이들을 소외시키며 즐기는 것은 참 즐거움이 아닙니다. 천지가 자기 것으로 생각하고 살지만 내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적어도 팔 없는 사람에게 팔이 되어주고, 발 없는 사람에게 발이 되어주고, 먹을 것 없는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고, 물 한잔이라도 함께 합시다.

축제는 만인을 위한 것입니다. 권력자, 재력가, 이름있는 사람만 아니고 보잘것없는 사람도 함께 즐겨야 합니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 코로나 때문에 자기 집에서만 갇혀 있지 말고 옆집을 찾아보는 시간, 만든 음식을 나누는 시간도 되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은 창고에 보화를 산처럼 쌓아 놓고 오늘 죽으면 그것들이 어떻게 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 어머니 장례식장에서 형이 동생을 죽이려다가 상처 입혀 잡혀갔다는 말을 듣고 유산 때문에 더 가지려고 싸우는 형제의 현실은 더 지나칠 수 없는 사건이며, 모두가 반성의 기회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교회는 매일 축제입니다. 주님의 십자가 제사가 최후 만찬의 예식과 함께 자비와 일치와 사랑의 잔치입니다. 근본은, 함께하며 함께 나누며 주님 안에 하나가 되어 이 기쁨을 미사 끝난 후 삶을 통해서 기쁨을 나누고 함께합니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함께 모이지도 못하고 나누지도 못하지만, 공공장소에 자기 것을 가져다 놓고 각기 자기 필요한 것을 가져가는 장소를 마련하여 나눔의 시간을 가지면 주는 기쁨 받는 기쁨을 가지게 됩니다. 우리 수도원은 옷이나 생활 도구를 내놓고 나누는 방이 있어 필요 없는 물건이나 옷을 내놓고 필요한 사람 가져가도록 나눕니다. 성당 공동체도 이런 장소가 있어 오래 보관 못 하는 음식이나 과일, 농산물 나눔 장터 같은 것 있으면 더 즐거운 명절 한가위가 될 것입니다. 저는 본당 사목할 때 잔치를 중요시하여 큰 축일은 소도 잡고, 산돼지도 잡고, 온갖 음식을 나누는 시간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각 가정도 오늘 모임이 있으면 귀한 것 자기 집에서 필요 없지만, 다른 사람은 필요한 것을 내놓고 나누는 삶이 즐거움을 더할 것입니다. 저는 제 방을 청소하러 오는 사람에게 빈손으로 보내지 않습니다. 말로만 “감사합니다.” 하지 않고 가진 것을 내주고 감사를 나눕니다. 사실은 오늘 추수감사절은 하느님이 마련하신 날입니다. 하느님을 찬미하고 감사하는 날입니다.

오늘 함께 즐기고 함께 기뻐하고 함께 행복한 날이 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