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되려거든 밑에서부터 시작하라 <마르코 9, 30-37> 9월 19일

창조란 말은 있는 데서가 아니라, 무에서 유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하느님이 새로운 하느님의 나라를 세우시려고 한 여인의 태 안에서부터 시작하여 십자가에 높이 달리시어 돌아가심으로써 하느님 나라를 높이 세우셨습니다. 기초가 없는 건물은 아무리 화려하게 지어도 무너지고 쓸모없는 집이 됩니다. 오늘 주님은 하느님 나라를 세우려면 그들의 손에 넘겨져 죽을 것이 하셔도 알아듣지 못하고 “그 나라가 임할 때 누가 높은 자가 될 것인가?” 논쟁했다고 하니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라” 하셨습니다. 나무도 뿌리가 없으면 살지 못하고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주님이 이 세상의 주인으로 주인의 모습을 가지시려고 십자가의 죽음을 택하신 것같이 우리도 그 가르침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주님께서 제일 먼저 하신 일은 모든 이의 모든 이가 되시려고 가장 낮은 자리에서 시작하신 것같이 우리도 낮은 자리에서 시작하고, 그 의미를 깨닫고 살아야 합니다. 나라의 제일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사람은 모든 국민의 낮은 자리인 종으로 살아야 합니다.

오신 주님은 하느님이셨지만, 아버지의 종으로 행동하셨습니다.

조금만 배워도 높은 자리 탐하고, 조금만 가져도 높은 자리를 탐하고, 큰 공적을 쌓지 않아도 큰 상을 받고 이름을 높이려 하고, 조그만 권력이라도 있으면 자기 마음대로 부정을 통해 높은 자리를 탐합니다. 그렇게 오른 자리는 더 큰 오류 속에 살도록 합니다.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은 순진하고<어린이와 같이 되어라>, 진실하고<있는 그대로 속이지 말고, 거짓을 행하지 말고>,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사람<무엇을 필요로 하지 않고 자기가 필요가 되어 주는 사람>, 믿음과 희망과 사랑 속에 사는 사람입니다. 무엇이 되려고 하지 말고 다른 이의 필요가 되도록 살아야 합니다.

깊이 이 진리를 깨우친 사람 중에 자기가 죽은 다음 몸을 의학의 실험용으로 내주고 떠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순교 성월, 순교자는 자기 몸을 바치며 믿음을 키우고, 믿음의 참뜻을 가르치셨습니다. 주님은 가장 무서운 십자가의 형벌을 통해 가장 영광스러움을 알려주시고, 각기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고 하셨습니다.

십자가를 피하지 않고 당신 것으로 만들어 죽음 뒤에 부활의 영광을 보여주셨습니다. 우리도 부활의 믿음을 통해 영원히 살기 위해 십자가의 사랑을 깨우치고 따라 살 때 낮은 자리에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집안을 깨끗하게 하려면 걸레가 필요합니다. 가장 보잘것없어 보이는 걸레가 집안을 빛내는 것처럼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 빛냅니다.

저의 세면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수세미입니다. 씻으려 할 때 손으로만 안 되고 수세미를 사용하여 더러워진 것을 씻을 때 수세미에 감사합니다. “네가 있어 내가 깨끗하게 씻을 수 있다.”라고 합니다. 저는 나이 들면서 누구에게 대우를 받고 자리를 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교회의 수세미 걸레로 있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왜 당신은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합니까?” “내 이상을 실현하려고, 내 마음대로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종 중의 종으로 살기 위해서”라고 해야 합니다.

모두가 낮은 자리로 내려가며, 세상을 깨끗하게 하고 빛내도록 기도합니다. 또한, 모든 이 안에서 모든 이가 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