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의 완성은 사랑입니다. <마태 12, 1-8> 7월 16일

사랑 자체이시고 사랑으로 하늘과 땅을 창조하신 주님은 사랑으로써 사람을 당신과 같게 창조하셨습니다. 만들어주신 모든 율법은 사랑으로 다스리고, 사랑으로 완성하시려고 하느님이 몸소 세상에서 가장 약한 사람으로 오셨습니다. 세상의 권력에 눌리고, 세상의 재력에 억눌리고, 세상의 온갖 사회적 세력에 눌려 십자가에서 돌아가셨지만, 하느님 본질인 최상의 선물이며 율법의 완성입니다.

오늘 “사람은 안식 법을 위하여 있지 않고, 사람을 위하여 있다.” 하십니다.

이러한 법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은 법을 자기 권리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보거나, 자기 재력을 얻는데 필요한 도구로 보고 법 밖에서 재산을 불법적으로 모으고, 자기 출세의 기회로 보고 다른 이는 법 규정으로 묶어놓고, 자기들은 치외법권적 행위로 세상에서 출세하려고 합니다.

모든 법은 힘 있는 사람들의 보호막이 되어서는 세상은 공평하지도 않고 공존하지도 못합니다.

요사이 코로나 예방을 위하여 만들어 시행하는 법은 예방을 위해 최선의 길이라고 하지만 공평하지 않습니다. 소독하고 깨끗한 승용차는 규제하고,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가득 차고 몸이 서로 부딪히는 전철은 규제가 없고, 영세업자인 자영 업소는 강한 규제를 하며, 마트나 백화점, 리조트는 아무런 제재도 없이 마구 모여 볼일을 보는데, 사람 수와 시간을 제재하는 자영 소상공인은 엄하게 제재합니다. 법이 사람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죽이는 것이 됩니다.

오늘 복음도 시장기가 있어 밀 이삭을 비벼 먹는 제자들은 나무라고, 잘 차린 음식을 배불리 먹는 것은 된다는 법 이론은 어불성설입니다.

주님은 이 법의 모순을 잘 알고 계신 분으로 율법의 완성은 사랑인 것을 몸소 보여주시고 실천하셨습니다. 간음하다 들킨 여인을 놓고 시비가 벌어졌을 때도 “죄 없는 사람은 돌로 쳐라.” 하시면서 죄를 짓는 사람을 함부로 법으로 처단하는 것을 막으셨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죄 없고 율법에 아무런 하자가 없는데도 그들의 율법 하느님을 모독한다는 죄를 뒤집어씌워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게 했지만, 사랑 자체이신 주님은 사랑으로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주심으로써 사람의 운명은 죽음으로 끝이 아니라, 참 생명의 시작임을 증명하셨습니다.

사랑으로 함께 사는 우리의 삶은 법이나 규칙이 사람을 죽이거나 벌로써 격리시키는 삶이 아니라, 법의 적용으로 죽이거나 내쫓거나 떠나보내거나 떠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사랑으로 감싸 안고 나그넷길을 함께 가는 것입니다.

사람은 법으로 다스려야 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사랑으로 다스려야 하는 존재이며 법이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사람을 완성합니다. 수도원도 규칙이 수도자를 수도자답게 만드는 공동체가 아니라, 공동체의 사랑이 참 수도자를 만들어냅니다.

어떤 정치인이 “사람이 우선이다.”라는 말을 들었지만, 지금껏 법이 우선인 세상에 사는 듯합니다.

주님이 “원수를 사랑하라”라는 말씀의 깊은 뜻은 법 위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시는 것입니다. 새로운 계명을 주노니 “너희는 서로 사랑하라.” 이 사랑의 권고가 세상 끝까지 실천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