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증거 하시러 오신 하느님 사람 <루카 1, 57-66. 80> 6월 24일

주님이 세상에 오시어 복음 선포자 되심을 보여주신 선지자, 주님의 앞에서 계시며, 오신 분이 “기다리던 바로 그분이시다.”를 어머니 태 안에서부터 증언하시고 주님의 활동 전에 사라지시어 주님 일의 범위를 넓혀주시고 독자적 길을 가시도록 길을 열어주신 참 선구자셨습니다.

우리도 주님 자리를 준비하고 그 자리를 주님에게 내드려야 합니다. “나는 주님 앞에 주님의 신발 끈을 풀어드릴 자격도 없습니다.”하고 물러나시고 주님의 무대를 펼쳐 주신 분입니다.

우리의 사명도 같은 맥락에서 전개되어 주님이 우주의 참 주인이시고, 우리는 주님의 종이며, 앞서가는 안내자일 뿐 그 이상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사제나 교회의 어떤 직무를 가진 사람은 그 자체 큰 권력이나 윗사람으로 착각하고 신자들을 사랑과 진실로 대하지 않고 종이면서 주인처럼 생각한다면 자기 소중한 소명을 상실하는 사람이 됩니다.

가끔 사이비 종교 지도자가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착각하여 윗자리에서 신자나 자기를 따르는 사람을 무시하는 태도와 처사는 월권행위입니다. “해라”하며 명령적 언사는 주님의 종으로 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하시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해주세요.”라고 말해야 합니다. 길을 찾기 위해 내비를 사용하는데 길을 찾아 도착하면 꺼버리고 그곳에 할 일을 하는 것같이 안내자 방향을 지시하는 사람뿐입니다.

이같이 주님과 세례자 요한의 관계는 주님 앞에 광야의 소리뿐입니다. 이 사명은 참으로 중요하지만, 전부가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일을 하고 “주님 저는 무익한 종으로 물러갑니다.”

자만심이나 교만한 마음을 가지고 사는 것이 아니라 겸손과 온유로 살아갈 때 우리가 기대하지 않은 결실을 보게 됩니다. 58년 동안 사제가 되어 여러 가지 일에 동참했지만, 내 것은 아무것도 없고 모두 주님의 것입니다. “나는 이래도 본당 신부인데”하고 얼굴을 내세우고 “나는 그래도 수녀인데” 하고 성직자나 수도자가 자기 자리를 내세우면 그 자체가 하느님의 사람이 아닙니다.

어떤 할머니는 일생 남편 일찍 보내고 아이들 돌보려 고생고생하면서 아이들 뒷바라지하고 살았지만, 아이들이 커서 장가가고 자기 살림하고 있으나 아직도 어머니 신세 지려고 한다는 말을 듣고 ‘어머니의 역할은 희생 봉사였네’하고 생각하다가 ‘아니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끝까지 자기 사명을 다하다가 떠나는 것이 참사람의 사명을 다하는 것이구나.’ 생각해봅니다. “뒤를 보지 말고 앞을 보고 살자” 세례자 요한은 참 선구자로 사셨던 것처럼 선구자의 외로움을 감내하며 끝막음을 하도록 기도합니다. 나라의 지도자도 권력과 재력과 명예를 누리려는 자리가 아니고, 가장 나라를 사랑하는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봉사하고, 내어주고, 함께하는 사람이 참으로 주님의 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