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에 맞서지 말고 피하라 <마태 5, 39-42> 6월 14일

악에 맞서는 사람은 악과 함께 멸망의 구렁이에 빠지나 악을 피하는 사람은 악의 무리와 함께하지 않고 악에서 구원을 받습니다.

시편 1편에 행복한 “사람은 악인의 뜻을 따라 걷지 않고, 죄인의 길에 들지 않고, 오만한 자와 자리에 앉지 않고, 주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이다.” 하십니다. 씨가 땅에 뿌려질 때 일부러 돌이 있는 땅도 아니고, 엉겅퀴가 있는 땅도 아니고, 부드러운 땅인 냇가에 심어져 열매를 맺는 것이어야 합니다.

주님은 십자가형에 처할 때, 그러나 대들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지시고, 머리에 가시관을 씌워주니 머리를 흔들지 않고 받아쓰고 계시고, 저주하는 사람에게 자비와 용서의 말을 아버지의 뜻에 따라 그 많은 고난을 받아들이며 골고타 산으로 올라가 승리의 부활 영광을 누리셨습니다. 믿음의 길은 바로 주님의 길을 따라 사는 것입니다. “죽어야 산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한국은 6·25전쟁 휴전 후 북쪽에 한 번의 도발도 없었는데, 북쪽은 수시로 남쪽을 도발하여 감정을 건드리고 시비를 걸었지만, 더 큰 전쟁을 막기 위해 침묵과 관용으로 인내하고 대항하지 않아 큰 전쟁은 없었습니다. 우리는 국민 안정과 산업 발전에 힘쓰며 꼴찌에서 10번째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습니다. 시시때때로 저항하고 시비를 벌였으면 더 가난한 나라로 전락했을 것입니다.

그들은 개성 공단이나 금강산 관광특구를 만들어 주어도 시비를 걸어 애매한 국민을 죽이고 개성공단을 방해했지만, 악의 무리는 더 심한 고난을 겪으며 살고 있습니다.

어떤 이가 밤길을 가다가 강도를 만나 돈을 요구하기에 지갑을 주머니에서 꺼내 몇십 만 원 든 지갑을 주면 목숨까지 빼앗길 것 같아서 지갑을 힘껏 던져버리니 돈이 든 지갑을 쫓아가는 강도를 피해 도망가서 살았다는 이야기입니다.

맞서서 돈 빼앗기지 않으려고 시비를 벌였으면 목숨까지 빼앗길 것은 뻔한 일이었습니다.

오늘 주님은 한쪽 뺨을 치거든 다른 쪽 뺨마저 들이대라고 하심은 두 대 맞고 끝날 것을 한 대 대항해서 때리면 두 대가 네 대 되고, 또 대항하면 여덟 대가 오가고 나중에 살인까지 가게 됩니다.

말싸움도 오가고 하다가 몽둥이가 괭이 되고, 괭이가 창이 되고, 창이 총이 됩니다. 말로써 말이 안 되면 세간살이가 깨지고, 옷장이 부서지고, 옷들이 밖으로 나가고,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면서 사람도 풍비박산이 납니다.

우리는 무엇이 없다고 생각할 때 우울하고 스스로 절망하지만, 있는 것에 감사할 때 행복해집니다. 자기의 처지를 가련하게 생각하고 사는 사람과 행복하게 생각하고 사는 사람은 누가 바람직한 인생을 살아갑니까?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운동선수들이 경기할 때 열심히 시합하다가 경기가 끝나면 서로 악수하고 수고 많았다고 할 때 얼마나 아름다워 보입니까? 이기거나 지거나 저의 눈에는 모두가 승자로 보입니다. 악을 이기려 하지 말고 사라져 가기를 기다리는 마음 가지고 살기를 기도합니다. 사람 위에 사람 없습니다. 아무리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와 같습니다. 매사를 아래에서 보지 말고 위에서 보고, 사람의 입장에서 보지 말고 하느님 자리에서 보는 믿음은 모두를 행복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