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단식법 <마태 9, 14-15>

현대적 단식은 음식만의 절제가 아니라 다양한 생활 습성에서 찾아 절제의 삶을 사는 것도 중요합니다. 골프를 한번 치지 않고 몇십만 원을 절약한다면 한 번의 절제로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습니다. 충동 구매로 필요 없는 것을 사지 않아 절약한 돈을 어려운 이웃에게 준다면 이도 다른 의미의 절제입니다. 절제 생활은 식탁에서만 아니라 일반 생활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운전을 좋아하는 사람이 차 운행을 한 번 줄이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절약한 것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입니다. 금식하고 금육한 돈을 다음날 전부 더 좋은 식탁을 꾸민다면 절약의 의미가 없으며, 그 돈을 금고에 넣고 재산을 증식하는 것도 의미가 없습니다. 주위에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는 어려운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봉사를 위해 자기 것을 덜 준비하고, 필요한 사람을 돌보는 시간을 만들고, 나눔을 위해 할 것을 하지 않고 외로운 사람을 찾아 위로의 악수를 하고, 내가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가 되어주면서 자기 절제를 실천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순시기만 이런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실천해야 합니다. 주님의 현존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계십니다.

우리 주위에는 부담스러운 사람, 만나기 싫은 사람, 생각만 해도 역겨운 사람, 상대해야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을 돌보는 것이 주님을 만나는 첫 길입니다. 이런 이와 대화의 길을 트고 친교를 맺는 길입니다. 특별히 가까이해야 할 부모, 친척, 형제들과 친교 하기 힘들 때, 힘든 일을 해내는 것도 자기 절제의 귀한 방법입니다. 오늘 주님은 “신랑이 있을 때, 신랑이 빼앗길 때”라는 말씀 안에서 시와 때를 잘 분별해서 살며 행동해야 함을 지적하십니다.

먹고 마시고 노는 것이 인간의 본질에 속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먹고 마시고 노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필요에 응하는 지혜로운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웃어야 할 때 울고, 울어야 할 때 웃는 바보 같은 삶을 살지 않고 때와 시를 잘 분간하면서 모든 이와 진실과 사랑으로 어울리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