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힘을 다하면 불가능이 없다. <루카 9, 22-25>

생명은 죽어야 하는 운명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주님의 뜻은 살기 위해 죽는 것이라 하십니다.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은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하십니다. ‘주님은 살려고 하는 사람에게 왜 이런 말씀을 하시어 수많은 생명이 주님의 이름 때문에 죽임을 당하고 죽게 하셨나?’ 생각하면서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며 그 깊은 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십자가의 길은 주님이 우리를 위해 골고타 산 위에서 돌아가심을 만천하에 역사가 끝나는 날까지 증명하는 생명의 현장입니다.

죄 없는 주님, 오랏줄에 묶여 힘없이 죽음의 길로 끌려가시며 “아버지, 이들의 죄를 용서하소서.” 하시며 가장 수치스러운 십자가의 형틀을 잡으시고 죽음의 길로 나가십니다. 그 순간 이 죄인의 그 큰 죄를 기억하시고 “나는 너를 위하여 이 십자가를 지고 죽음의 길로 나간다.” 하시며 저 같은 미소한 종을 위하여 나서시다 힘이 없어 그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셨습니다. 그때 죽을힘을 다하여 일어나셔서 사랑하는 어머니를 만나시어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곧 일이 끝납니다. 이렇게 해야 많은 이가 죽음의 죄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슬픈 이에게 위로 주시고 작은 협조자를 얻게 되어 도움을 받게 됩니다. 우리는 그 돕는 이 만큼도 주님을 거들어 드리지 못하지만, 믿음은 주님과 함께 죽음의 길을 가도록 하십니다. 또 다른 한 협력자, 비 오듯이 흐르는 땀과 피를 닦아드리는 베로니카에게 당신 고난의 형상을 남겨주시고 우리의 가슴 깊은 곳에 남겨주셨습니다. 그를 기억하려고 피와 땀으로 얼룩진 사진은 밤낮으로 저와 함께 있습니다. 아아! 이제 돌부리가 아니라 기진하시어 쓰러져 이렇게 부르짖습니다. “일어나자, 일어나자” 하시며 몸을 틀어 일어나셔서 가까이 오는 부녀자들 맞으며 인류의 죄를 상기하시며 “내 탓이요” 부르짖게 하십니다. 그런데 이 일이 어찌 된 일입니까? 일어나시겠습니까? 일어나세요. 그 옛날 저에게 “너도 나와 같이 죽을힘을 다해 수도 생활을 계속하면 더 큰 영광스러운 날이 있겠다.” 하시더니 그대로 되었습니다. 주님 일어나 저기 보이는 골고타 언덕으로 가시어요. 온 인류는 아니, 저는 매일 당신 십자가의 죽음을 눈앞에 두고 죽음이 참삶의 길이라는 확신을 하고 살아갑니다. 일어나세요. 아아! 당신의 옷 벗기고, 알몸을 십자가에 못 박는 “쾅쾅” 소리 더는 못 듣겠습니다. 당신이 십자가에서 이르시는 “가상칠언” 내 마음 깊이 파고들어 십자가를 바라볼 때마다 내 마음을 울려옵니다. 이제 알았습니다. “나 때문에 목숨을 잃은 사람 목숨을 구할 것이다.” 그 많은 순교자의 피는 죽음의 피가 아니라 자신과 많은 이를 살리는 생명수였습니다.

참삶을 위해 죽음이 이렇게 의미 있음을 믿는 모든 사람이 알게 해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을 믿는 사람은 죽음과 생명이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