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총이 충만한 시기 <마태오 6, 1-6. 16-18>

온갖 고난과 시련을 극복하고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부활의 영광에 참례하기를 준비하는 은총의 시기입니다. 은총은 하느님이 자비로 주시는 진실과 사랑의 선물입니다. 은총의 보고이신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충분히 채워드리고 가난하고 고통을 당하는 이들에게 전달되도록 자선과 기도와 절제의 삶을 사는 시기입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은총으로 이 준비된 세상에 살게 되어 보람과 의미를 느끼며, 감사와 보답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 은총의 시기입니다.

오늘 복음은 자선하면서, 기도하면서, 단식하면서 쇼업 하지 말고 진실한 자세로 깊은 내면의 삶을 살도록 권고하십니다. 무엇을 하려고 하거나, 무엇이 되려 하거나, 원하는 것이 있으면 나팔 불고 떠들며 행동보다 알림을 먼저하고 “내가 앞으로 나간다.” 소리 지르며 요란하게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알찬 삶을 살면서 충만한 은총이 이웃에 넘쳐 흘러내려 빛이 되고 생명이 되도록 자신의 삶을 잘 준비하여 시작하는 은총의 시기입니다.

은총이란?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진실과 사랑을 받아 누리는 것입니다.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알고, 믿고, 희망하고, 사랑하는 삶을 통해 감사와 찬미를 드리는 것이 마땅하고 옳은 일입니다. 이 사순절 시기는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자기 봉헌의 시기이기도 합니다.

봉헌의 삶이란? 가난한 사람, 무엇이든지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필요가 되어주기 위하여 자선을 베풀고, 사랑하는 하느님과 가까이 지내고 이야기를 나누는 기도의 삶을 살고, 쉽게 풀어지기 쉬운 본성을 다잡아 바른길로 나가기 위해 절제된 삶을 살려고 단식도 하며 은총의 시기를 주님 부활의 영광을 축하하는 날까지 정성껏 실천하고 준비하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진실로 이런 삶은 사순절뿐 아니라 일 년 365일 지속해서 실천하고 은총 속에 살아야 하지만 이런 시간을 교회가 주시는 것은 잊기 쉽고, 잃어버리기 쉬운 일상을 깨우쳐주고 이끄는 시기입니다.

저는 오늘 머리에 재를 받으면서 헛된 희망, 헛된 바람, 헛된 기대심을 버리고 참된 삶을 살도록 다짐해보았습니다. ‘알찬 나머지 인생을 살자. 진실한 삶을 살자. 하느님만 바라보고 살자. 하느님을 알고, 믿고, 바라고 사는 행복을 깊이 인식하고 많은 이에게 전하며 살아가야지’결심하며 재의 수요일을 정성껏 열어보았습니다.

모두가 이 은총의 시기를 더욱 보람되게 지내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