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것을 활용하는 사람 <마르코 1, 7-11>

하느님은 모든 사람에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을 주시고 감추어두지 않고 드러내어 활용하도록 하셨습니다. 우리는 세례성사를 받고도 세례 때 받은 온갖 은총을 땅에 묻어두고 은총을 소멸시킵니다. 물로 씻고 불로 달구어진 사람은 활발한 활동으로 자기 안에 가지고 있는 은총의 힘을 활용하여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병든 이에게 치유의 은사를, 죄와 악의 사슬에 얽매여 있는 사람을 풀어주어 자유를 주고, 받은 은총을 통해, 자신과 이웃을 변화시키는 일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아가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우리도 주님과 같이 세례성사 때 그리스도의 왕직, 사제직, 예언직을 받으며 성령의 충만한 은총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어떤 이는 이 은총을 열정적으로 활용하여 말과 행동이 일치한 믿음의 삶을 살지만, 그 은총을 묻어두면 있어도 없는 것같이 됩니다. 며칠 전 30여 년 동안 성령 기도회에 열정적으로 참여한 분과 어떤 고통 중에 있는 자매를 함께 방문해서 안수와 기도를 하는데 그 자매는 슬픔을 참고 있었습니다. 자매에게 "크게 울어야 합니다. 소리 내어 울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기도를 시작하는데 즉시 통성기도가 나오고, 강한 힘의 기도를 드리는 모습을 보고, 나의 자신 없는 삶이나 소극적 삶이 구원받아야 할 사람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음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우리는 이미 사물을 보는 눈, 말씀을 듣는 귀, 하느님의 뜻을 전달하는 입을 가지고 있으면서 하느님의 뜻대로 활용하지 않아 모든 기관이 쓸모없는 기관이 되어 녹슬고 있는지 자기를 돌아봐야 하겠습니다. 성사로 하느님의 새로운 자녀가 되었고 사랑받는 사람으로 미사로 복음을 전할 사도가 되었습니다. 내가 구원받기를 바라듯이 모두가 구원받기를 열과 성의를 다해 받은 것을 활용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