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이렇게 산다는 것 <마태 9, 32-36>

오늘은 회수자들을 위해 하느님께서 체험한 내용을 따라 규칙서를 만들어 1500년의 긴 역사 안에 많은 수도자가 이 규칙서에 따라 살며 믿음을 증거하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며, 교회의 성장과 수도자 각자의 생활 방향을 이끌어 오신 사부 베네딕도 성인의 축일입니다. 저는 그분의 제자로서 60여 년을 왜관 수도원에서 살며 마지막 고개 마루턱에 서서 지난날을 생각하면서 '규칙에 따라 바로 살았는가?' 반성의 시간을 가집니다. 규칙서 외 또 다른 생활을 위해 많은 규범을 지키며 성숙한 수도자의 길을 가고 모든 이에게 모범적 삶을 살았는지도 깊이 생각해봅니다.

그동안 규칙을 거스르고 제대로 지키지 못하며 살고, 그 많은 성장의 동기인 규범도 지키지 못하고 살아온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며 앞으로의 삶을 지평선 너머로 바라보게 됩니다. 그러던 중 그래도 수많은 사람이 수도원에 들어왔다가 밖으로 나가 사는 이들을 생각하며 조금 장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시련, 고통, 장애물을 극복하며 살아온 것 하느님께 감사하며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새로운 희망을 품어 봅니다.

순명, 청빈, 정결 서원을 하고 죽을 때까지 이 수도원에서 머물러 살겠다고 약속하고 살면서 '나는 참 자유를 누리고 살았는가?' '나는 참 평화를 누리고 살았는가?' '나는 참 기쁨을 누리고 살았는가?' 지금 마무리를 하는 시간 더 아름답게 하려고 희망을 품고 노력합니다.

지금은 책임질 자리는 없지만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성당, 식당, 휴게실, 나의 사랑하는 방 안에서 바깥 공기를 쉬지 않아도 행복하다는 것은 얼마나 큰 은총인가? 

이 보잘것없는 자를 여기까지 살게 해주심에 감사하며 함께 감사해주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