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아는 것 <요한 1, 29-34>

 하느님을 듣고 배우고 생각만으로 아는 것과 보고 체험하고 아는 것은 확실히 다릅니다. 어떤 일에 확신 없이 듣고 생각만으로 참례하는 것보다 분명히 알고 눈으로 확인한 다음 참여하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는 보았다. 그래서 확실히 증언한다."는 세례자 요한의 말은 우리 믿음의 현실이어야 합니다.

단순히 배워서 아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 같은 신앙 체험이 믿음을 확고히 합니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현존하는데도 그분을 보지 못하면 분명히 알 수 없습니다. 책을 통해 배움을 통해 아는 것은 쉽게 잊고 믿음의 본질을 모르니 아니, 주님을 보지 못하였으니 아는 것이 바로 아는 것이 아닙니다. 신학 박사라도 어떤 때는 촌 할머니 신앙만 못한 믿음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학문적으로 누가 이런 말을 한다고 그에 따라 자기 지식을 신학적으로 설명해도 체험하지 않은 신앙 지식은 힘이 없습니다.

현장 체험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습니다. 저는 수도자가 되려고 하느님을 찾으며 미사와 기도 생활을 했지만 배우고 들은 말로써는 너무나 부족한 신앙생활을 하였습니다. 긴 피정을 통해 피정 중 하느님을 보고 나의 확고한 믿음의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은 어디나 현존하지만 내가 찾는 곳에 현존하십니다.

얼마 전 배워 알기만 하는 사람이 신앙을 잃고 저를 찾아왔을 때 그에게 내가 본 하느님을 보여주고 볼 수 있게 하니 가슴이 뭉클하다고 하였습니다. 냉담을 풀고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하도록 이끌었습니다. 주의 기도문을 설명하면서 주님의 현존을 체험시켰습니다. 우리는 성호경 하나도 체험적이 아니라 습관적으로 하고 주의 기도문도 줄줄 외우면서 주님과 대화식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습관적으로 하기에 그 기도의 체험적 주님 앞에 내가 있는 것 같은 기도가 아니라 멀리 떨어진 분에게 전달식으로 하니 주님의 체험이 불가능합니다.

주님 모든 이에게 당신의 참모습을 보게 하시고 체험적 신앙생활을 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