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는 하느님의 몫 <마태 18, 21-19, 1>

우리는 서로 용서함으로 하느님의 자비를 살게 됩니다. 누가 감히 용서할 수 있습니까? 우리는 다 같은 죄인으로 자신의 눈에 대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끌만 보고 판단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입니다. 성사를 주면서 고백을 들을 때 부끄러움을 느낄 때가 많이 있습니다. '나도 저런 잘못을 저지르고 살고 있는데, 나도 저런 욕망의 노예로 살고 있는데.' 그래서 나 자신의 잘못을 뉘우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것 저런 것을 반성하세요." 하며 저도 마음속으로 반성합니다. 그래서 '용서하는 분은 하느님뿐이시다.' 생각합니다. 만 탤런트 빚진 사람이 백 데나리온 빚진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는 주인에게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하지 않은가?” 하신 것처럼 우리는 하느님의 용서를 받기 위해 용서해야 합니다. 이미 용서받고도 잊어버리고 용서 못 하는 것은 하느님의 용서를 깨닫지 못하는 데서 오는 것입니다.

"저희가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내가 형제의 죄를 용서하고 형제에게 용서받는 조건은 바로 하느님의 자비에 달려있다는 말씀입니다. 나는 죽어도 용서 못 한다는 생각은 하느님께 용서받지 못하여 죽어도 좋다는 어리석은 말과 같습니다.

자기 자신을 깊이 성찰하고 반성하는 사람은 언제나 용서하시는 주님을 알고 있는지 형제의 잘못을 용서하면서 드러납니다.

복음에 간음하다 죄가 드러난 여인을 심판하는 사람들이 “죄 없는 사람, 이 여인을 돌로 쳐라.” 하니 나이 많은 사람부터 자리를 떠나갔다는 이야기는 사람은 사는 것이 죄가 된다는 말입니다. 요사이 수도 형제들이 원칙에 거스르고 규칙을 잘 못 지켜도 너그러움을 가지는 이유는 저도 젊었을 때 제대로 수도 생활을 못 한 것을 생각하면서 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만이 용서할 자격이 있습니다. 풀고 매는 권한을 주님께 받았지만, 권한의 주체는 하느님이시고 고백소에서 사죄경을 외우는 사람은 사제이지만 그 용서의 힘은 하느님이십니다. 태양광을 이용해서 전기를 만들어 사용하지만, 전기의 원천은 태양인 것처럼 하느님의 능력 안에 모든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용서할 수 없다고 하는 사람은 용서할 힘을 하느님께 받아야 용서할 수 있어집니다. 주님께서 원수를 위해 기도하라고 하신 이유는 바로 용서할 힘을 주님께 받으라는 말씀입니다. 며칠 전 "나는 용서하지 않겠다. 하기도 싫다." 하던 사람 위해 기도하니 다음 날 전화가 오기를 "신부님 말씀 따라 용서했습니다." 기쁜 소식을 듣고 감사기도 드렸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신뢰하는 마음으로 용서할 수 없다는 사람을 위해 용서의 기도를 자비로우신 하느님께 겸손하게 청하여 서로 구원받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