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은 곳 <루카 9, 28ㄴ-36>

인류는 끊임없이 이동하여 한 곳에 안착할 때까지 안정을 찾지 못하고 살기에 더 좋은 곳을 찾았습니다. 주님을 따라다니던 제자들은 기도하시다가 당신의 변모, 태양처럼 빛나고 영광스러운 모습을 보고 그곳에 정착하여 살고 싶다고 청합니다. 누구도 그런 현상을 보면 그곳에 머물러 살고 싶어집니다.

이런 곳이 없을까요? 살고 싶은 곳, 죽을 때까지 머물고 싶은 곳, 찾고 구하고 두드리는 사람은 이런 곳을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어떤 이는 도시에서 살고 싶고, 어떤 이는 시골에서 살고 싶고, 산이나 바다나 안식을 얻을 수 있는 곳이 사람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저는 마음대로 선택해 살라면 바다가 있는 어촌이 아니라 도시입니다.

그곳에 삶의 활력이 넘치고 쉼이 가능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곳에 자유와 평화와 기쁨이 없으면 살 수 없습니다. 어떤 곳이든지 사랑이 있고 진실이 있는 곳이면 살고 싶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세평 남짓한 방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이유를 알고 있습니다. 주님과 함께 있고, 주님이 부르시는 종소리에 맞추어 성당에 가고, 식당에 가고, 온갖 모임에 참여하고, 일어나고 자고 하는 모든 행위 안에 주님의 현존을 체험하기에 여기 장막을 지어 살고 있습니다. 저를 외롭겠다고 동정하지 마세요. 저는 새로운 통신망을 통해 전국 어디에서나 소식을 받고 전하고 미국이나 독일이나 긴밀한 관계 속에 살고 있습니다.

주님은 오늘 복음을 통해 주님의 빛과 영광 속에 아버지의 사랑 받고 사는 길이 여기에 있다는 것을 미리 알려 주셨습니다.

아니 모든 이가 자기가 사는 곳에서 주님의 현존을 체험하고 산다면 바로 그곳이 아버지의 사랑받는 주님과 함께 사는 것입니다.

거룩함, 깨끗함, 진실과 사랑이 넘쳐흐르는 곳으로 각자가 만들어 나간 곳에서 행복하게 살기를 기도합니다.